스포츠
강아정의 눈물, 감격이 아닌 반성이었다
입력 2015-03-17 22:26 
청주 KB스타즈 강아정이 지난 올스타전에서 MVP를 받은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청주) 서민교 기자] 청주 KB스타즈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순간. KB 가드 강아정이 눈물을 쏟아냈다.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거둔 극적인 2연승. 감격의 순간은 맞다. 그러나 우승이 아닌 챔프전 진출. 강아정은 왜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까.
KB는 17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신한은행을 65-62로 꺾고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패색이 짙던 4쿼터 중반 강아정이 3점슛 두 방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강아정은 이날 4쿼터에만 7점을 집중시키며 3점슛 3개 포함 14점 5리바운드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서동철 KB 감독도 강아정의 3점슛 두 방이 없었다면 오늘 경기는 이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강아정은 경기를 마친 뒤 내가 너무 경기를 못했다. 그런데 이기니까 그냥 좋다. 그것도 두 번 만에 이겨서 정말 좋다”고 감격했다. 이어 꼴등보다 못한 것이 2등이다. 그래서 2등은 하기 싫은 것 같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겠지만 이기는 경기를 해서 그건 최소화 했다고 생각하고 우리은행전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눈물의 진실을 들을 시간. 강아정은 의외의 답변을 했다. 강아정은 너무 못해서 울었다”고 했다. 이날 쉬운 슛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강아정은 1차전 실책 3개를 기억했다.
강아정은 쉽게 달아날 수 있을 때 패스 미스를 하거나 골밑 슛을 놓치는 등 작은 것 하나에 집중하지 못해 팀 분위기를 흐트러뜨려 역전까지 당했다. 1차전에서도 결정적 패스 미스 3개를 해서 2차전에서는 줄이자고 각오를 하고 나왔는데 또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료들이 우승한 것도 아닌데 왜 우냐고 하더라. 못해서 울었다”고 덧붙였다.

강아정은 서 감독의 칭찬을 전해 들은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내가 골밑슛을 그 전에 넣었으면 역전을 당하는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반성의 깊이만큼 챔프전에 대한 각오는 대단했다. 강아정은 난 실수를 할 연차는 넘은 것 같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더 안 된다. 실수를 하더라도 부딪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뒤 우리은행은 매치가 비슷하게 잘 맞는 것 같다. 리바운드에서 지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 더 독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강아정은 챔프전 마지막 종료 부저가 울린 뒤 반성이 아닌 감격의 눈물을 다시 흘릴 수 있을까.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