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동국 2골에도…전북, ‘시원한’ 대승은 아니었다
입력 2015-03-17 20:53 
전북 현대는 17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빈즈엉을 3-0으로 이겼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가시와 레이솔(일본)이 5-1로 크게 이겼던 빈즈엉(베트남)이다. 가시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전북 현대라, 전주성에서 화끈한 골 잔치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렇지만 많은 골 폭죽도 없었으며, 대승까지도 아니었다.
전북이 이겼다. 빈즈엉(베트남)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위로 올라섰다. 전북은 1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빈즈엉과 3차전에서 이동국의 2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2승 1무(승점 7점)로 산둥 루넝(중국)을 2-1로 이긴 가시와 레이솔(일본·승점 7점)을 골득실 차로 제치고 E조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빈즈엉은 3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루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팀 감독이 밝힌대로 전술은 대조적이었다. 전북은 공격, 빈즈엉은 수비였다. 전북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 등 F4를 모두 선발 투입했다. 그만큼 화끈한 공격축구로 대승을 거두겠다는 의지였다.
빈즈엉의 밀집수비에 맞서 전북은 늦지 않은 시간에 선취골이 터졌다. 전반 16분 레오나르도의 칼날 같은 크로스를 받은 에닝요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빈즈엉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704명의 관중은 전북의 대승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전북은 답답했다.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오세니, 아바스, 호앙 등을 앞세운 빈즈엉의 역습에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38분에는 탄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이재성과 부딪혀 넘어졌는데 주심은 헐리우드 액션을 선언했다. 자칫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할 뻔 했다.
전북은 전반 41분 이동국의 추가골이 터지며 한숨을 돌렸다. 에닝요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동국의 시즌 마수걸이 골. 라이온킹이 오랜만에 전주성에서 포효했다.
기세를 탄 전북은 골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전반 43분 에두는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놓쳤으며, 1분 뒤 레오나르도의 허를 찌른 코너킥은 골포스트를 맞췄다. 전북의 세 번째 골은 쉬이 터지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 8분 정훈, 에닝요를 빼고 이상협, 최치원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렇지만 공격의 예리함은 빈즈엉이 더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 전반보다 더 많이 가슴이 철렁거렸다. 골키퍼 홍정남은 정신없이 바빴다.
그나마 답답함과 골 갈증을 풀어준 건 이동국이었다. 후반 42분 빈즈엉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왼발 발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3골차 승리는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이동국의 2골만은 만족스러웠다.
한편, 전북은 오는 4월 8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빈즈엉과 4차전(원정)을 갖는다.
[rok1954@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