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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株펀드 7조 넘어섰는데…금리인하후 1주일새 1100억 몰려
입력 2015-03-17 17:26 
저금리 시대 투자 대안으로 꼽히는 배당주 펀드가 7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온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1171억원이 몰려드는 등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배당주 펀드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배당주 펀드는 기업 배당 증가에 힘입어 수익률 면에서도 올 들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곧 배당금이 지급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고액 투자자는 배당 분배금에 따른 과세에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95개 국내외 배당주 펀드 설정잔액은 7조826억원(16일 기준)으로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해외 펀드 설정액은 1000억원 정도에 그쳐 대부분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자금이다.
지난해 3조원이 몰린 배당주 펀드는 작년 하반기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나빠졌지만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으면서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에도 연초부터 16일까지 2개월 반 동안 4000억원이 몰렸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주에는 배당주 펀드가 대표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며 한꺼번에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펀드별로는 '스테디셀러'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 또 연금저축·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배당주로 구성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연금 클래스 몸집도 크게 불어났다. 설정액 3조2700억원으로 현재 국내 최대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에는 올 들어서도 715억원이 몰려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에는 573억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에도 310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펀드 수익률도 기업 배당 증대에 힘입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배당주 펀드는 연말 배당락일에 예상 배당금을 미리 반영하고 배당공시를 할 때마다 실제 배당금으로 수정해 가감하는 구조다. 올해는 예상보다 실제 배당금을 늘리는 기업이 많아 수익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났다.

특히 최근 펀드수익률은 거꾸로 1000억원 이하인 펀드가 좋았다. 올해 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KB배당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 Class'로 9.57%를 기록했고,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1(주식)ClassA'도 8.08% 수익률을 기록했다. 거래소 '코스피 배당성장 50 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도 7%대 수익률을 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큰 펀드일수록 대형주를 많이 담아야 하기 때문에 시가배당률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 배당 증가로 인한 효과는 규모가 작은 펀드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크게 좋아졌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로 세금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는 기업 배당금을 공시 시점에 기준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미 대부분 펀드 수익률에는 반영돼 있다.
하지만 세금은 펀드의 배당분배금이 나온 이후에 이를 기준으로 매겨져서 지금 들어가면 비싸게 사서 세금만 내는 꼴이 될 수 있다. 특히 ETF 투자자는 분배금 지급 이후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종합과세 등 세금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배당락 시점에 투자해 배당금 지급일 이전에 팔면 소득세 절세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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