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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전신 드러내 연기한 김호정에게 감사”
입력 2015-03-17 16:3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원작자) 김훈 작가의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 문장을 어떻게 영상으로 옮길지가 대단히 큰 과제였다.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오는 나 자신의 열패감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찍었다.”
임권택 감독은 17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화장 언론시사회에서 102번째 작품을 만들면서 했던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김호정)와 연정을 품고 있는 젊은 여자 추은주(김규리)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한 중년 남자 오상무(안성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이지만, 소설과는 다른 맛을 낸다.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임 감독의 작품과 달리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곳곳에서 고민을 많이 한 임 감독의 흔적이 역력하다.
임 감독은 특히 쇠약한 아내가 용변을 처리하지 못해 남편에게 도움을 받고,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남편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화장실 장면을 언급하며 김호정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배우는 전라 연기를 해야 했다.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부인을 수발하는 과정이었다. 반신으로만 관객이 유추한다고 해도 내 의도가 전달될 것 같지 않았다”며 전신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추함이 드러나면 감독으로서 큰 실례를 범한다는 생각을 했다. 무사하게 목적한대로 잘 찍혀 영화를 빛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 자리 빌려서 김호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정은 감독님의 말에 정말 감격스럽다”며 시나리오 받고 그 부분이 가장 강렬했고 가장 힘들지만,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굉장히 큰 의미다. 내가 새로운 마음을 먹게 한 작품이다. 오랜만에 영화 찍고 연기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한 용기 북돋워줬다”고 좋아했다.
임 감독은 기왕의 작품들과 달리 다른 영화이고자 많이 노력했다”며 100여개나 찍은 감독이면서 어떻게 이 영화가 관객에게 갈 것인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43회차 모든 촬영에 나왔다. 고통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표상을 연기해 힘은 들었지만 안 해본 것이라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했고, 김규리는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행복이다. 꿈만 같다”고 즐거워했다.
‘화장은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20주년 기념작이자 36번째 영화라는 의미도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임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고 만족해했다.
얼굴을 곱게 꾸민다는 뜻의 화장(化粧)과 시신을 불태우는 뜻의 화장(火葬). 중의적인 뜻이 소설에서도 그랬지만, 영화에서도 절묘하게 쓰였다.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4월9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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