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방송진단] 동물 예능 ‘애니멀즈’는 왜 산체를 탄생시키지 못했을까
입력 2015-03-17 11:15  | 수정 2015-03-17 15:58
[MBN스타 금빛나 기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 의외의 예능스타가 탄생했다. 배우 손호준이 핸드폰을 사주고 보고 싶을 때마다 전화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홀딱 빼앗아 놓은 장모치와와 산체가 그 주인공이다. 산체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그의 품종인 장모치와와의 가격이 무려 2배가랑 뛰었으며, 심지어 그를 본 딴 캐릭터 상품을 팔기에 이르렀다.

동물 예능이 아님에도 ‘삼시세끼-어촌편이 산체효과를 톡톡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산체와 같이 강아지 뿐 아니라, 타조, 염소, 돼지 등 귀여운 동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동물예능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이하 ‘애니멀즈)의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MBC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제영재, 손창우 PD와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김현철 PD가 만나 의기투합해 야심차게 출사표를 내던진 ‘애니멀즈였지만, 마지막까지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저조한 시청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더니 결국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폐지가 결정되고 말았다.


처음 ‘애니멀즈에 거는 방송사의 기대는 컸다. MBC에서 자랑하는 간판PD들이 모였을 뿐 아니라, 예능대세로 꼽히는 방송인 서장훈을 비롯해 그룹 엠아이비(M.I.B)의 멤버 강남, 그룹 지오디(god)의 냉동인간 박준형, 소녀시대의 유리 등 날고 기는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프로그램 형식 또한 획기적이었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라는 주제 아래 약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목장 ‘곰 세 마리 서로 다른 세 개의 코너를 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여기에 ‘애니멀즈 광고의 흥행 법칙 중 하나 ‘3B법칙(미녀 Beauty, 아기 Baby, 짐승 Beast)을 앞세운 프로그램이었다. 동물(Beast)을 중심으로 ‘애니멀즈는 미녀(Beauty)로 소녀시대의 유리가, 아기(Baby)는 ‘유치원에 온 강아지에 출연하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으며, 첫 방송 평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구성에도 하늘은 ‘애니멀즈의 편이 아니었다. ‘애니멀즈의 코너 중 하나로 중국 창룽 동물원에서 중국의 국보 세 쌍둥이 판다의 보모가 된다는 코너 ‘곰 세 마리가 중국 당국의 개홍역바이러스 주의보 인해 무엇인가를 시도도 해 보기 전 시청자들과 이별을 고해야 한 것이다.

게다가 동물의 귀여움만으로는 동시간대 배우 송일국의 삼둥이 대한, 민국, 만제를 앞서운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넘기 어려웠다. 뿐 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 경쟁사인 SBS는 동시간대 간판 예능 중 하나인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4를 출범시키면서 더욱 치열한 일요 예능의 전쟁을 알린 것이다.


세 프로그램 중 큰 웃음과 화제성이 부족했던 ‘애니멀즈는 시청률 싸움에서 제일 먼저 밀려나고 말았다. 1월25일 첫 방송에서 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애니멀즈였지만 한 번 떨어진 시청률은 다시 오를 줄 몰랐으며, 가장 최근인 15일 방송에서는 무려 2.8%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경험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애니멀즈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았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동물예능과 육아예능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며 호감을 보인 시청자들도 존재한 건 분명했기 때문이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 출연 중인 ‘예스맨 윤석이 뿐 아니라 온유, 지민, 채유, 다니엘 등 유치원의 출연하는 아이들의 순수함은 어른들을 웃음 짓게 하기 충분했으며, 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은 프로그램 색을 강화하는데 성공시키기도 했다.

가수 윤도현과 그룹 슈퍼주니어의 은혁, 개그맨 김준현과 배우 조재윤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남자들과 타조와 염소, 양, 돼지, 당나귀 등 다양한 동물들의 동거기 ‘OK목장 역시 유쾌했다. 이름을 부르면 빙글빙글 도는 돼지 신통이의 신통한 개인기와 타조 쪼싸와 윤도현의 케미, 그리고 최근에는 귀여운 염소 세 쌍둥이 엠, 비, 씨까지 합류하며 시청률 반등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애니멀즈는 동물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동물스타를 탄생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동물예능이 아닌 ‘삼시세끼의 경우 강아지 산체를 비롯해 밍키, 염소 잭슨 등 각 동물들에게 특유의 캐릭터를 부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반면, ‘애니멀즈에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캐릭터가 부재했던 것이다.

동물 예능임에도 내세울 만한 간판 동물 스타의 부재와 소소한 웃음은 있지만 빵빵 터지는 웃음은 부족했던 ‘애니멀즈는 결국 폐지의 길을 걷게 됐다. ‘애니멀즈의 후속으로는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았던 ‘복면가왕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애니멀즈의 부진을 딪고 부상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첫 방송은 4월 중순께 이뤄질 전망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