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대생 10명 중 1∼2명 학내 성폭력 경험"
입력 2015-03-17 08:31 
서울대생 10명 중 1∼2명은 학내에서 성폭력을 경험하거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불쾌하게 느낀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인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와 학내 자치언론인 '서울대저널'은 최근 학내 성폭력 실태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 200명 중 33명(16.5%)이 '학내에서 성폭력 및 성(性)과 관련된 불쾌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적이 있다'는 답도 25.5%나 됐습니다.

이에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이 11일 오전 서울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교수들의 잇따른 여학생 성추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대 교수 성희롱,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출범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습니다.


성폭력을 당하거나 성적 불쾌감을 느낀 응답자 33명을 상대로 자신이 경험한 성폭력 종류를 묻자(이하 복수응답) '원하지 않는 육체적 스킨십'과 '성적인 농담 및 음담패설'이 각 57.6%로 가장 많았고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45.5%)가 뒤를 이었습니다.

가해자의 지위는 선배(54.5%), 동기 51.5%, 교수 27.3%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수 학생은 성폭력을 경험해도 그냥 넘어가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폭력을 경험했을 때 대처방안'에 대한 질문에 66.7%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30.3%는 '가해자에게 완곡한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자책했다'는 응답도 24.2%에 달했습니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58.1%), '당황이 되어서'(48.4%), '이상한 소문이 돌 것 같아서'(45.2%)라고 말했습니다.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을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9.4%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이유로는 41.8%가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 아니라서'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서울대는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가 여러 명의 여학생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경영대 등에서도 교수의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잇단 성범죄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석회의 등 학생단체는 '서울대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만들고 학내 성폭력 실태조사, 학내 성폭력 반대 캠페인, 안내 책자 배포 등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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