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신약이 해외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제약주들이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6.04% 오른 1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부터 주가가 10만8500원에서 15만8000원으로 무려 45.6% 치솟았고, 지난 13일에는 장 중 사상 최고가인 16만4500원을 찍었다.
한미약품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계기는 연구개발(R&D)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상업성 있는 신약 개발이 본격화되면서다. 미국·유럽에서 진행 중인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최근 폐암 표적항암제가 국내 임상 2상에 돌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양준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형 당뇨병치료제 LAPS CA-Exendin의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는 6월을 기점으로 바이오 신약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높은 R&D 투자 성향은 주가 할인이 아닌 할증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혼합 백신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LG생명과학 주가도 19.2% 올랐으며, 고도 비만치료제의 호주 임상 2상 심사가 진행 중인 종근당 주가도 12.7% 뛰어 6만원선을 되찾았다. 올해 헌터증후군 미국 임상 3상 진입이 예정돼 있는 녹십자 주가도 16일 장 중 15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신약개발 효과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하자 제약주 내에서 ‘연구개발(R&D)이 주가 차별화의 열쇠가 되고 있다. 최근 주가 강세인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작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컸던 종목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3%에 해당하는 1525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고, LG생명과학(18.9%)과 종근당(13.7%) 등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개발에 투입했다. 작년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비용으로 연결되면서 영업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올해는 실적이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가 R&D 능력이 뒷받침되는 상위 제약사에 호재라는 점도 주가를 뒷받침했다. 바뀐 제도에 따르면 가장 먼저 허가를 따내는 후발 의약품(제네릭) 업체가 우선 판매권을 취득해 해당 의약품을 9개월간 독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제도가 시행되면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우선판매 업체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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