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루피아 약세에 인도네시아 속으론 웃는다
입력 2015-03-16 14:20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며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의 취약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경쟁력 강화를 근거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루피아 약세가 제조업 수출 증대를 이끌어 루피아화 약세의 원흉인 무역수지 적자폭을 완화시켜 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통화인 루피아화는 17년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6% 하락했고, 지난 1년간으로 따지면 무려 12%나 떨어졌다.
통화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은 무역수지적자폭 확대. 석탄과 팜유 등 원자재에 수출을 크게 의존하는 인도네시아는 중국발 수요 둔화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잠재력를 본 외국인투자자들의 정부채권 구매량이 늘어나긴 했으나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치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오는 6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인도네시아 국채에 투자한 해외자금이 대규모 이탈할 가능성이 커 추가적인 통화약세가 점쳐진다. 인도네시아 국채의 40%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은 더욱 크다. 지난 4~11일 한 주 동안 이미 외국인 보유 비중은 38.5%로 떨어지기도 했다. 도이치방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할 경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환율방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작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태도다. 마구스 마르토와르도조 인도네이사 중앙은행장은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터키의 통화가치 폭락을 언급하며 여타 신흥국보다 상황이 더 낫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통화약세가 제조업 수출경쟁력을 재고해 무역수지적자폭이 되려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품목을 원자재 위주에서 제조업으로 다각화화려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통화약세로 인해 자국 공장에서 제조되는 신발, 섬유 및 전자제품 등의 제조업 품목들에 대한 수출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 공약과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조업 수출로는 무역수지 적자폭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의 숙원사업인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경우 기계 설비와 원자재 등 막대한 양의 해외 자본재가 수입 형태로 인도네시아에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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