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포인트로 카드대금 결제가 가능하지만 카드사마다 조건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카드는 10만포인트 이상을 보유해야 함은 물론, 카드대금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어 업계 1위 지위를 이용한 '계열사 배불리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시중카드사 ARS 등으로 확인한 결과 신한카드는 "신한포인트를 10만포인트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카드 대금은 신한은행 계좌를 이용해 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드 포인트가 대개 대금의 0.5~2%선으로 쌓이는 것을 감안하면 누적 결제금액이 500~2000만원에 달해야만 그중 10만원 어치를 포인트로 차감할 수 있는 셈이다.
BC카드와 삼성카드는 1만포인트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1포인트 단위로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다. 우리카드는 1000포인트 이상 보유할 경우 1000포인트 단위로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9개사 중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 4개사만이 1포인트만 보유하고 있어도 카드결제 대금 포인트 차감이 가능한 것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다른 카드사와 포인트 비용 분담 방식이 다르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포인트 비용을 적립시 가맹점과 분담하고 있는 데 비해 현대카드는 카드사가 적립 포인트 비용을 100% 부담한다. 반면 포인트 사용시에는 현대카드와 타 카드사가 정반대 구조다. 타 카드사 포인트의 경우 이미 적립시 가맹점이 일정부분을 부담한 만큼 사용 가맹점은 부담할 비용이 없지만, 현대카드는 사용 가맹점이 42~60%를 분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는 포인트로 대금 차감을 허용할 경우 자사가 곧 가맹점이 돼 100% 비용을 부담하게 되므로 M포인트로는 카드 결제대금 차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X계열 카드로 캐시백을 쌓을 경우 1캐시백당 1원씩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다.
카드사별로 제각각인 포인트 제도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는 포인트 적립시 일정부분을 가맹점에 부담시키는 만큼 포인트 사용을 활성화할 의무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1포인트만으로도 카드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볼 수 있지만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포인트 정책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며 포인트 결제를 위해 계열사 은행계좌로 변경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