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견본주택서 본 연령대별 부동산 트렌드…30대 "저리대출로 내집 마련
입력 2015-03-12 17:05  | 수정 2015-03-12 21:35
"애들 다 졸업시키고 51평형 옛날 집이 필요가 없어서 이참에 작은 집으로 갈아타려고요. 새집 수납공간도 맘에 드는데 10년 넘게 묵힌 청약통장이니 당첨될 수 있겠죠?"(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강 모씨·63)
"7년 산 집을 입주 시점에 맞춰서 팔고 새집으로 오려고요. 초등학생 아이 둘이어서 학군도 봤고, 중도금 이자, 잔금시기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습니다."(용인 기흥구 동백동 김 모씨·42)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신규분양이 쏟아지는 가운데 특히 수도권에서는 견본주택 풍속도도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5~7년 만에 새로 분양되는 단지들이 늘면서 견본주택을 찾는 예비 청약자들도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 수요보다 실제 살 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진 것.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별로 청약자들의 생각도 다르다. 일각에서는 견본주택을 구경만 하지 실제로 청약을 하지는 않는 '눈팅'족도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수도권 청약자 중에는 30대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건강이 재산인 이들은 직장까지 거리가 좀 멀어도 하남, 미사, 김포 등 깨끗한 신도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결혼을 앞두고 김포 분양을 알아보고 있는 정회수 씨(32)는 "서울은 집값이 너무 비싼데 매년 폭등하는 전세로 언제까지 살 수도 없어 수도권 분양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신규분양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어 3.3㎡당 1000만원대 가격이면 괜찮다는 생각에 입지별로 가격을 따져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분양은 새집인 데다 한 번에 목돈이 들지 않아 30대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자라고 소득도 안정된 40대는 직주근접지역을 선호한다. 수원 삼성전자를 다니는 직원들이 인근 광교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을 찾는 것이 대표적 예다.
삼성 계열 회사들이 다수 밀집한 아산탕정지구 인근 '천안 불당 지웰 푸르지오'도 계약자의 60% 이상이 인근 대기업 직원들이다. 광명역세권이 뜬 이유도 서울과 가까우면서 세종시까지도 KTX로 금방 이동할 수 있다는 '교통호재'가 주효했다. 수원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임원들이 광교로 다수 이사가면서 광교는 수원의 '청담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40대에게는 '교육'도 주요 고려 요소다.

저금리 시대 수익을 준비해야 하는 50대에는 은퇴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소형 아파트를 구매해 월세를 놓자는 수요가 많다. 전세가율이 높고 월세 수요가 몰리는 서울 분양 아파트에는 50대가 상대적으로 신도시보다 많다. 소형 아파트를 청약받는 50대들은 직접 거주보다는 투자를 목적으로 한 경우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기존 아파트를 전세 끼고 사는 투자자들도 50대가 상당수다.
60대 이상에서는 아이들을 모두 내보내고 불필요하게 커진 집을 줄여가는 '다운사이징'을 위해 견본주택을 찾는 경우도 많다. '용인 지웰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용인 지역에서는 중대형 중심의 분양이 많아 이참에 작은 집으로 집을 줄여 가려는 은퇴자들의 다운사이징 수요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부가 함께 노후 주택을 찾는 이들은 또 단지 인근에 산림이 우거지고 강이 흐르는 등 '쾌적한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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