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저금리에 풀린 유로화…인도·스리랑카·필리핀으로
입력 2015-03-12 11:55 

유로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12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맞선 각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저리로 유로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인도, 스리랑카, 필리핀 등 신흥경제국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새로운 투자공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장중 한때 전날대비 1% 이상 하락한 1.0557달러까지 내밀렸다.이는 지난 200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 하락률은 12.6%에 달한다. 유로화 대 달러화 가치가 동등해지는 ‘패러티(Pairity·1유로=1달러)에 거의 근접한 셈이다. 유럽 양적완화가 본격 시작됐다”는 이날 마리오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과 더불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는 데 따른 달러화 강제 영향이 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저리의 유로화를 빌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저리의 엔화를 빌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엔화가치가 유로대비 급상승했고 역으로 호주·남아공 등의 통화가치는 추락하면서 이런 투자공식이 깨진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956억달러 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이튼밴스 매니지먼트의 에릭 스타인 글로벌수익 부문 공동 이사는 최근 대출받은 유로화를 팔아 58억9000만달러 규모의 인도 루피표시 국채와 30억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루피아표시 국채를 사들였다. 지금 루피화에 1000만달러를 투자하면 1년에 60만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그는 유로화를 빌려 루피화를 산다는 것은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의 대규모 헤지펀드인 2462달러 투자금을 운용하는 다이몬 아시아캐피털과 파레시 우파드하야 파이어니어투자도 유로화를 팔아 루피화와 국채, 인도네시아 통화는 루피아화를 대거 사들였다.
일각에선 이같은 신흥국으로 자본 유입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유럽경제회복 등으로 빠르게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을 흔들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가진 강연에서 지금의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더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되돌아가길 기대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은 계속해서 새로운 확장 정책을 펼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따른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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