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前부사장 맡았던 왕산마리나 사업 특혜 확인

‘땅콩회항 사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끌었던 왕산마리나 조성 사업에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제청을 특별감사한 인천시는 12일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으로 왕산마리나를 무상 사용하는 댓가로 국·시비 167억 원을 왕산레저개발(당시 조 전 부사장이 대표)에 지원한 것은 민간투자 시설에 지원할 수 없다는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은 국가 또는 지자체가 대회 관련 시설의 신축, 개·보수 비용을 전부 또는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시행령에서는 민간투자 시설을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시는 오는 5월 왕산마리나 시설이 완공되면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에 지원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지분을 확보하고, 인천경제청이 부담한 을왕산 원상복구 비용 등도 왕산레저개발에서 부담토록 했다.
국내 제1 경제자유구역이라고 자부하는 인천경제청의 주먹 구구식 행정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임기공무원 채용 요건과 연봉 하한액이 인천시 인사위원회 의결 없이 결정되는가 하면 13개 주요 사업도 법과 규정이 무시된 채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 무시되는 법
송도 24호 근린공원에 들어선 A 골프연습장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됐지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아닌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부당하게 실시계획이 인가됐다. 인천시공원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법적 제한 면적(1만39㎡)을 2만6877㎡ 초과해 인허가 했고, 의회승인 없이 채무 95억 원을 위법 보증하기도 했다.
한옥마을안의 공연장과 민속놀이체험장을 외식매장 조경공간으로 용도 변경한 것도 불법이었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제안 내용과 다르게 시공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용승인 처리하고 외국인투자자 적법성 확인 절차 없이 투자심사실무협의회를 개최해 일방 가결했다.
산업용지로 보는 지식기반산업단지(지식기반서비스용지) 토지는 조성원가로 공급할 경우 매각차액이 과다할 수 있어 조성원과와 감정가격을 혼합해 매각해야 하나 투자유치 활성화 명목으로 업무시설을 조성원가에 매각하는가 하면, 소규모 상점을 판매시설(대규모 점포)로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하고 있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인천시외에 토지를 매각할 경우 계약서 작성 전 시에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개발계획변경에 따른 경관상계획도 제때 반영되지 않아 경관위원회 심의가 누락됐다.
송도 아트시티 공공미술사업은 의회승인 없이 10억 원을 목적외로 사용했다.
◆ 무능·무지·무관심
재미동포타운 토지 매각은 무지속에서 이뤄졌다. 경제자유구역법,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 인천시 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라 매각 대금을 받아야 하지만 옛 인천시도시개발사업용지규정에 따라 토지를 매각하고 대금을 수납했다. 청라지구 신세계 교외형 복합쇼핑몰 부지는 감정 평가 가격(조성원가 이하)이 아닌 탁상에서 산정한 가격으로 매각됐다. 매각 대금 10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은 의회승인 없이 한옥마을 조성비로 집행됐다.
송도 1~4공구 U-city 기반시설 구축공사는 위수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출자기관인 인천유시티와 67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바이오 리서치 컴플렉스(BRC) 사업은 사업자의 출자 계획이 6년째 미이행되고 있으나 수수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까지 1700억원, 2019년까지 총 3000억원을 출자하겠다는 계획을 받고도 2009년 100억 원 출자에 그치고 있다. 인천시는 사업 조기 완료를 위해 당초 출자계획을 조속히 이용하도록 시정조치했다.
이밖에 공유재산 담당 공무원을 수시로 변경해 트리엔날레 인천전시관 사용료 15개월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임기제공무원 채용과 성과관리도 부적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인천경제청 특별감사에서 드러나 14건의 부적정 사례에 대해 13건은 주의시정, 1건은 개선권고를 통보했다. 297억2800만원을 추징.회수토록 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