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순찰 중 사망…특진까지 했지만 "순직 아니다"

【 앵커멘트 】
야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우연히 가스 폭발사고 현장을 지나다 숨졌다면 이를 순직으로 볼 수 있을까요.
숨진 경찰관은 일계급 특진까지 했지만, 법원은 순직으로 볼 수 없어 순직연금도 지급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두운 밤 대구의 한 골목길.

순찰 나온 경찰관 2명이 길을 걸어갑니다.

잠시 뒤 바로 옆 가스 배달 업소에서 섬광이 비치더니 불길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사고 목격자(2013년 9월 24일)
- "자다 말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실로 뛰어가니까 집에 식구하고 둘이 TV보다 놀라서…."

지난 2013년 발생한 LPG 폭발 사고로 전 모 경사 등 2명이 숨지고 주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숨진 두 경찰관은 내부적으로 순직 처리가 돼 일계급 특진이 됐고 공로장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전 경사의 부인이 공무원연금법 규정대로 남편 사망에 따른 순직연금을 달라고 인사혁신처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단순 순찰 근무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행한 일이 아니라며 전 경사를 순직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부당하다고 느낀 전 경사의 부인은 소송을 냈지만 법원 판단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순찰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의 일상적 직무"라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을 위협받는 사고현장에서 근무 도중 변을 당한 게 아니라 우연한 사고로 숨졌다는 겁니다.

최근 화성 총기사고 현장에서 피의자와 대치하다 순직한 이강석 경감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판단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