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ELS 발행잔액 60조 돌파…저금리에 갈곳 잃은 돈 무섭게 빨아들인다
입력 2015-03-11 16:16 

주가연계증권(ELS)이 시중 재테크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저축성 예금이나 채권 금리가 워낙 낮은데다, 국내외 주식시장은 유동성 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등 우려로 변동성이 상당한 만큼 ELS 투자 수요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잔액은 지난 9일 기준 60조453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10일에는 60조5282억원으로 하루만에 다시 700억원 이상 증가했다.
ELS 발행잔액은 지난해 9월 말 50조원을 돌파했었다. 이후 불과 5개월여 만에 다시 10조원이나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는 기존에 투자했던 원리금을 상환받고 재투자하는 고객 뿐만 아니라, 신규 자금을 추가로 넣거나 새롭게 ELS 상품에 투자하는 수요가 그만큼 더 늘었다는 의미다.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잔액이 1월 말 기준 최근 1년 동안 불과 8조50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ELS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 오히려 2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연간 발행액이 70조원을 넘어선 ELS의 인기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1월에는 7조1546억원이 발행돼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8.7% 늘었고, 2월 발행액도 6조6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3월 들어서도 ELS 발행액은 10일까지 3조3153억원에 달한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지난해 12월에 이어 또 한 차례 월간 발행액 10조원을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올 들어 발행되는 ELS의 거의 대부분인 99%는 지수형 ELS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200이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주요 지수가 발행시점 대비 50~60% 미만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6~7%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대부분의 공모 지수형 ELS는 금융위기 이후 원금손실 없이 수익상환이 이뤄지고 있다. 공모 원금비보장 상품 기준 지수형 ELS의 3월 평균 상환 수익률은 6.28%이었다. 1년 미만 은행 정기예금과 3년물 국고채 금리가 2%를 밑도는 상황에서 3배 정도의 수익을 적은 손실 위험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지수형 ELS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거액 자산가 상당수가 예금과 ELS를 절반씩 나눠 투자해 연평균 4~5%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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