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청-서울시, 풍납토성 발굴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15-03-10 19:40  | 수정 2015-03-10 21:21
【 앵커멘트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바로 옆에는 5m가량 높이 정도의 둔덕이 있는데, 바로 백제의 왕궁이 있었던 풍납토성입니다.
토성 아래엔 백제의 수도였던 한성 왕 터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추정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입니다.
그런데 발굴을 놓고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전혀 다른 견해로 싸우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축구장 27배 규모에 달하는 풍납토성.

아래에는 백제 수도 한성 왕궁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사적 가치 때문에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풍납토성을 지난 2009년 4개 권역으로 나눴습니다.


발굴이냐 개발이냐를 놓고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의견 대립을 보는 곳은 2, 3권역.

서울시는 두 곳 다 보상을 해서 발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이창학 /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 본부장
- "어차피 이건 하겠다는 거예요. 기왕에 할거면 서울시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하고 있고…."

서울시가 이렇게 발굴에 욕심을 보이는 것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욕심이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왕실 터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권역만 발굴해도 된다는 입장.

보존할 문화재가 수없이 많은데 풍납토성 발굴을 위한 보상에만 2조 원을 쏟아 부을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2권역 하는데도 50년은 걸리니까, 3권역까지 다 발굴할 필요는 없다는 게…."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길어지는 줄다리기에 지치는 사람은 해당 지역 주민들입니다.

▶ 인터뷰 : 김창식 / 풍남토성2권역 주민
- "(보수비로) 일 년에 200만~300만 원씩 깨지고 있는데. 언제 허물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투자하냐 이거죠."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굽히지 않는 정책 싸움에 '백제 고도'를 만날 시간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 오택성 기자 / tesuo85@naver.com ]

영상취재: 문진웅·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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