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벼룩의 간을 빼먹지"…참치 세트 뺏긴 환경미화원들
입력 2015-03-09 19:40  | 수정 2015-03-09 20:35
【 앵커멘트 】
얼마 전 설에, 참치 세트 받으신 분 많죠?
흔한 선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분 많을 텐데요.
우리 사회 한편엔, 당연히 받아야 할 이 참치선물을 수년째 빼앗겨 서러운 눈물을 흘린 약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강서구에서 열심히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입니다.
이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명절이면 마트 진열대를 꽉 채우는 참치 세트.

그런데 서울 강서구 환경미화원들은 매년 설과 추석 선물로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이 참치 세트를 10년 넘게 받지 못했습니다.

약 13년 전 부임한 강서구 환경미화원 노조지부장 최 모 씨가 계속 빼돌려왔기 때문입니다.


강서구 미화원들에 따르면 최 씨는 미화원 120명 중 설날 일하는 40명에게만 선물을 줬고 나머지 80명분은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만 5천 원짜리라고 가정했을 때, 80세트씩 1년에 두 번이면 400만 원, 10년이면 4천만 원을 빼돌린 겁니다.

그 지부장은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해명을 했나요?

다시 참치 사주면 되지 않냐고.

강서구 지부장의 비리는 이뿐 아니었습니다.

강서구청은 1년에 한 번 환경미화원 20명씩 해외여행을 보내주는데, 최 씨는 그때마다 미화원 20명에게서 각각 20~30만 원씩 걷었습니다.

그 돈으로 면세점에서 양주 20병을 산 뒤 빼돌렸습니다.

20만원에서 30만원을 별도로 걷어요. 양주를 한 열 몇병을 사요. 발렌타인 17년 산 이런 걸.

최 씨에게 수차례 확인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따르릉"

최근에서야 참치 세트를 뺏긴 사실을 알게 된 미화원들은 배신감을 느꼈고 최 씨를 고소할 예정입니다.

박봉에 힘겹게 일하면서 명절 선물도 받지 못한 미화원들, 담당구청인 강서구도 관리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MBN 뉴스 이상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새양 VJ
영상편집: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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