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넴초프 살해 용의자 2명 기소…"독실한 무슬림”
입력 2015-03-09 19:14 

러시아 당국이 최근 피살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살해 용의자 5명을 8일(현지시간) 구속하고 이 중 2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에 따르면 5명은 모두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 출신으로 이 가운데 자우르 다다예프와 안조르 구바셰프가 살인죄로 기소됐고 공범으로 지목된 나머지 3명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안조르의 동생 샤기트 구바셰프와 람차트 바하예프, 타메를란 에스케르하노프 등이라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다다예프는 범행 사실을 자백했으나 나머지 용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역 법원의 나탈리아 무슈니코바 판사는 이날 "자백 외에도 다른 증거를 통해 다다예프가 범행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속을 허가했으나 증거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캅카스 지역 잉구셰티야 출신의 다다예프는 잉구셰티야와 이웃한 체첸 자치공화국 내무군 부대대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같은 잉구셰티야 출신의 구바셰프는 모스크바 인근 대형 쇼핑몰의 경비원으로 일했다. 이들은 친척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에 충성하는 체첸 공화국 정부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그러나 다다예프를 옹호하고 나섰다.
카디로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다다예프를 진정한 러시아의 애국자로 알고 있다”며 "그는 체첸 내무군 창설 때부터 소위 계급으로 부대대장으로 근무했으며 여러 작전에서 용맹을 떨쳐 수차례 훈장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 살인죄를 부인할 순 없겠지만 그가 몇 년간에 걸쳐 자신의 목숨을 바쳐 헌신한 러시아에 반역행위를 했을 리 없음을 거듭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그러면서도 "다다예프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다른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넴초프의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옹호 발언이 다다예프의 범행 동기가 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넴초프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발생 이후 이 잡지가 실어온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옹호했으며, 수사당국은 이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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