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분양 제로` 동작·관악·동대문 떴다
입력 2015-03-09 17:12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전세를 살던 직장인 이 모씨(36)는 지난해 11월 동작구 상도동의 한 미분양 아파트(전용면적 84㎡)를 구입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1억원 올려주거나 월세를 낀 반전세로 바꾸자고 하자 부담을 느낀 이씨는 서초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동작구에 내 집을 마련했다. 상도동 아파트 매매가는 방배동 전세금보다 5000만원이나 저렴했다.
이씨는 "직장이 강남역이라 출퇴근이 멀지 않고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상도동의 미분양 아파트를 선택했다"며 "강남3구에서 밀려난 것 같아 조금 자존심이 상하지만 한편으론 이제 내 집이 생겼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를 중심으로 나타나던 전세금 상승세가 서울에서 전세금이 가장 싼 편인 금천구, 구로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으로 옮겨붙더니 최근에는 이들 지역에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이 이뤄지면서 남아 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자취를 감췄다. 이들 지역은 사실상 서울에서 거주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인식돼 왔는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치솟자 집값이 싸고 즉시 입주가 가능한 미분양을 구입한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의 미분양 가구 수는 1497가구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 2905가구보다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도권 분양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금천구, 구로구, 도봉구, 동대문구, 동작구, 관악구, 송파구 등 7곳은 미분양이 '0'으로 떨어졌다. 송파구를 제외하곤 대부분 집값이 저평가되고 개발호재가 집중된 지역에서 미분양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미분양이 급감한 지역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인천 송도, 김포 한강신도시 등에서 경험했듯이 주택경기가 회복되면 먼저 미분양이 소진된 뒤 이후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훈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롯데캐슬은 금천구 독산동에서 '롯데캐슬 골드파크3차'를 다음달 분양한다. 1·2차 물량이 100% 판매가 끝나 프리미엄이 붙어 있고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2016년), 대한전선 용지 개발 등 호재까지 겹쳤다.
동작구 동작동에서는 KCC건설이 '이수교 KCC스위첸'을 하반기 분양한다. 총 366가구 중 18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롯데건설은 오는 10월 흑석8구역을 재개발한 '흑석 롯데캐슬'을 분양한다.
동대문구에서도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이 풍성하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대농·신안 재건축'이 9월 분양 예정이다. 총 650가구 중 50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은 8월 답십리18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가구 수 미정), GS건설은 9월 답십리14구역을 재개발해 '자이'(802가구) 브랜드로 각각 새 아파트를 공급한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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