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00선에 복귀했던 코스피가 1거래일 만에 1990선 아래로 다시 후퇴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매수에 적극 나섰던 외국인은 기관과 함께 '팔자'를 보이며 지수하락을 부추겼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12포인트(1.00%) 떨어진 1992.82에 마감했다. 장 초반 2000선을 유지했던 이날 지수는 외국인의 장중 매도전환과 기관이 '팔자'세를 늘린 탓에 한 때 1990.87까지 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개장 전부터 하락세가 예상됐다. 미국 2월 실업률이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6월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다우, 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 672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도 176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30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561억원)를 중심으로 1620억원어치 매도우위가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2.58%)을 제외한 대부분이 1% 넘게 떨어졌다. 증권업은 2.85%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2만원(1.39%) 내린 142만2000원을 기록했고 현대차, SK하이닉스, NAVER 등이 2~3%대 낙폭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들도 3% 안팎의 내림세로 마감했다.
반면 제일모직(3.46%), LG화학(1.72%), 삼성화재(1.74%) 등은 강세를 보였다. 롯데하이마트는 8.15% 급등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상승에 대한 경계감과 2000선을 전후로 한 매물대 진입이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세로 국내 증시가 수급적 안정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5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보다 6.58포인트(1.03%) 빠진 629.25로 마감했다. 외국인(-406억원)과 기관(-620억원)이 순매도를, 개인은 107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주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셀트리온, 동서, 메디톡스 등은 2~5% 내렸다. 동양시멘트는 지난 6일 회생절차 종결 소식에도 8.16% 급락했다.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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