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금 먹지말고 바르세요…200%활용법 따로 있네
입력 2015-03-09 14:54 

소금은 다양한 성인질환 원인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대표 식품 가운데 하나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덜 짜게 먹어야 한다.
하지만 소금은 억울하다. 우리 몸에 소금이 부족하면 체액 평형이 무너지면서 무기력증,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금이 귀했던 옛날에는 소금이 질병 예방에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소금으로 이를 닦았고, 기운이 없을 때는 간장 한 숟가락을 먹으며 몸에 소금을 보충했다.
최근 독일과 미국 연구진은 소금이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균이 감염된 부위로 소금의 나트륨이 이동, 저장된 뒤 세균을 없앤다는 것이다.
조나단 얀취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임상미생물연구소 교수와 미국 밴더빌트대 공동 연구진은 쥐 피부에 발생한 염증 부위에 고농도 소금을 투여했더니 세균이 파괴됐으며, 상처가 난 사람 피부에서도 소금 나트륨이 축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셀 대사 최신호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소금은 몸에 나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그러다. 소금은 우리 몸에 들어와 나트륨과 염소 이온으로 분리된 뒤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세포 안으로 나트륨이 들어가면 세포는 평형을 맞추기 위해 수분을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이 팽창하면서 근처에 있는 혈관을 압박한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압이 높아지는 이유다. 최근에는 소금이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활동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함경식 목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기면 활성산소가 분비되면서 몸에 여러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독일과 미국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소금 섭취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던 중 상처 난 피부에서 고농도 소금이 축적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진은 ‘대식세포(일산화질소를 분비해 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하는 기관)를 소금에서 배양한 결과 살균 능력이 높아지는 것도 찾아냈다. 대식세포를 대장균에 감염시켰을 때도 소금에서 배양한 대식세포는 대장균을 빠른 시간 안에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금 섭취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고염식을 먹인 쥐들은 저염식을 한 쥐에 비해서 세균감염에서 빨리 회복됐다. 김재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논문에 따르면 세균 감염에 걸린 사람들 피부에서도 고농도 소금이 축적됐다”며 소금이 대식세포를 자극해 일산화질소 분비를 촉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금은 몸에 나쁘다는) 상식과는 조금 다른 연구 결과”라고 소개했다.
다만 현대인의 소금 섭취량은 이미 충분하다. 면역력을 높인다고 소금을 더 섭취하다가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병욱 순천향대의대 교수는 소금을 많이 먹고 적게 먹고가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염분 섭취량이 올라가면 면역이 증가하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면역력 증가를 위해 고염식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독일 연구진 역시 항생제도 없고 수명이 짧았던 조상들에게 고염식은 세균 감염을 물리치는 요인일 수 있다”면서도 소금을 많이 먹는다고 면역력이 증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신 연구진이 내놓은 치료 방안은 ‘바르기다. 피부가 세균으로 감염됐을 때 먹어서 소금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수액이나 젤 등 드레싱을 통해 피부 염분 농도를 상승시키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유병욱 교수는 소금으로 소독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0.9%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고농도의 소금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불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