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넴초프, 佛 샤를리 때문에 피살?
입력 2015-03-09 14:54 

러시아 수사 당국이 최근 피살된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기소된 용의자 가운데 전직 체첸 경찰 출신인 자우르 다다예프가 범행을 시인해 수사가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8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용의자 5명은 모두 체첸계로 이 가운데 다다예프와 안조르 쿠바셰프가 살인죄로 기소됐고, 공범으로 지목된 나머지 3명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다다예프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샤를리 에브도 풍자만화에 충격을 받은 독실한 무슬림이라고 밝혀지면서 넴초프가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옹호 발언으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정부 수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자우르를 아는 사람은 모두 그가 신앙심이 깊으며, 다른 무슬림처럼 샤를리 에브도의 행위와 풍자만화 출간을 옹호하는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넴초프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발생 이후 이 잡지가 실어온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옹호했으며, 수사당국은 이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구속된 용의자 외에 여섯 번째 용의자를 7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체포하려 했으나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용의자는 접근해오는 경찰에 저항하는 도중 자폭했다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하지만 야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을 폭로하려 했던 넴초프가 정치적으로 암살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크렘린이 그 배후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카디로프 수장의 발언이 실제 암살지시를 내린 사람을 은폐하려는 ‘도마뱀 꼬리자르기라는 지적인 셈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과 관련된 폭로 기사를 쓰다 2006년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 사건 때도 체첸 출신이 살인범으로 지목됐으나 범행을 지시한 세력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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