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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Mnet 한동철 국장 “‘언프리티’의 욕망과 독함, 그게 현실이다”
입력 2015-03-09 13:51 
사진제공=CJ E&M
[MBN스타 유지혜 기자]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이렇게 화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사실 아무도 없었다. 그저 ‘쇼미더머니의 주니어 프로그램 쯤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래퍼들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쇼미더머니와는 또 다른 완벽한 독자적인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출연진의 이름이 나란히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온라인 음원 순위 차트에서도 이들이 녹음한 음원은 5위권 안팎에 무난하게 안착한다. 그야말로 대단한 화제성이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Mnet 한동철 국장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반응이 많이 좋아서 다행이다. 사실 모든 PD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이거 하면 대박이다라는 생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당연히 ‘언프리티 랩스타도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거다. 애초에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브릿지 프로그램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반응이 좋아서 시즌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언프리티 랩스타와 ‘쇼미더머니를 교차시키면서 방영할 예정이다.”

사실 처음 ‘언프리티 랩스타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많은 시청자는 ‘쇼미더머니가 잘 되니 이를 우려먹는 것”이라며 시원찮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언프리티 랩스타는 래퍼들의 경쟁이라는 측면만 같을 뿐 ‘쇼미더머니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처음엔 하는 지도 몰랐는데 이제는 목요일만 기다리게 됐다”는 평이 주를 이룰 정도. 왜 이렇게 ‘언프리티 랩스타에 열광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걸까. 한동철 국장은 치열한 현실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음악을 주로 소비하는 층이 힙합 음악에 관심이 많다. SBS ‘K팝스타 시리즈나 ‘슈퍼스타K 시리즈 같은 것은 좀 더 범용적인 범위의 음악을 다룬다면,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다뤄서 그런 것 같다. 더불어, ‘언프리티 랩스타는 젊은 친구들의 문화나 삶을 잘 담았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걸 못해도 ‘괜찮아요 하는 것들이 바람직했다. 하지만 요즘은 갖고 싶은 것을 가져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세상이다. 이 프로그램의 래퍼들은 못 하면 속상해하고, 욕심도 내고, 그 욕심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런 것들이 진짜 사는 얘기 아니냐. 현실의 치열함을 잘 드러냈다. 그래서 좋아해주는 것 같다.”
사진제공=CJ E&M


많은 시청자는 여성 래퍼들의 기싸움도 정말 볼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필 여자 래퍼들의 경쟁을 그리게 된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이에 대한 한동철 국장의 답은 간단했다. 좋은 걸 소개시켜주고 싶으니까”란다.

힙합이라는 장르에 여자가 별로 없다. 그래서 저변이 넓지는 않다. 그런 상황에서 ‘언프리티 랩스타를 기획한 것은 정말 좋은 걸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가 아는 정말 좋은 맛집을 다른 사람에 추천해 주듯, 힙합을 다룬 것도 같은 이치에서였다. 저변 확대를 하고 싶었고, 좋은 음악과 래퍼들을 소개를 많이 시켜주고 싶었다. 두 번째는, 비록 저변이 넓지는 않지만 정말 잘하는 여성 래퍼들이 많다. 시장이 크면 대중과 접점이 많을 텐데, 주류가 아닌 힙합에서도 여성 래퍼는 정말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대중들을 만나기 힘들다. 아이돌에 한계가 있다는 편견도 없애주고 싶었다. 잘하는 친구들도 있고, 격려를 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고, 저변을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 잘 맞물려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그가 말한 대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힙합 세계 안에서 여성의 자리는 넓지 않다. 여성 래퍼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속성에 의문이 들었다. 한 국장은 분명 지속성은 있다. 지금 보고 있는 래퍼들도 많다”며 아직 윤미래 씨도 안 나오지 않았냐”고 웃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인지도를 올린 제시나 치타 등에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많은 여성 래퍼들을 소개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금 출연진이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많이 되는데, 그런 결과들이 PD에게는 마약 같은 거다. 또 저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분들과 대중들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낸다면 정말 뿌듯하고 다행스럽다. 사실 여성 래퍼들이 정말 많으면 ‘쇼미더머니 스타일처럼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으로 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저변이 넓지 않으니 여성 래퍼들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 가장 적합한 구성이 뭘까 생각했을 때, 지금의 형태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게 잘 돼서 여성 힙합 가수 지망생들이 많아지면 ‘쇼미더머니처럼 큰 판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분명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출연진은 얼굴을 제대로 알렸다. 하지만 화제가 된 만큼 논란도 많았다. 일단 ‘쇼미더머니 시리즈부터 피해갈 수 없는 ‘악마의 편집 논란이다. 각 래퍼들의 팬들은 녹화 장면을 분석하며 ‘캐릭터를 위한 편집이 분명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동철 국장은 ‘쇼미더머니 시리즈부터 항상 편집 조작은 없다고 말해왔다”며 논란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작한 것 아니냐는 물음을 정말 많이 받는데, 실제로는 더 하다. 오죽하면 저는 원본을 정말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편집 조작은 전혀 없다. 원본 그대로다. 예를 들어, 칭찬을 10% 말하고, 질타를 90% 말했으면 전체적인 맥락은 질타가 맞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제한 상 질타하는 모습을 내보낸다. 그러면 ‘나는 질타만 한 게 아니라 칭찬도 했다고 한다. 그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예를 들어 ‘사랑한다고 말한 것을 ‘미워한다고 보여주지 않는다.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편집 조작은 전혀 없을 것이다.”

한동철 국장은 겸손함이 익숙한 시청자의 눈에 욕심을 내고, 독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불편해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게 나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욱 현실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영구 탈락한 릴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갑작스럽게 영구 탈락 시스템이 생긴 것이 ‘방출처럼 보인다는 의견에도 영구 탈락은 원래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CJ E&M


탈락 시스템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매 회 오디션처럼 탈락이 있냐고 물었을 때에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원래 4회가 끝나고 한 명을 빼려고 했다. 저희가 출연자들에게도 오디션 같은 탈락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4회가 끝난 후 영구 탈락이 있다는 건 말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룰을 설명해주지 않았던 거다. 영구 탈락 시스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룰들을 출연자들에 그 자리에서 설명한다. 미리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방송에서 출연자들이 ‘이거 뭐예요? 반응하는 게 진짜 몰라서 나오는 반응이다.”

한 국장은 일부 출연진의 실력 논란도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말하며 모든 것이 ‘리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탈락자가 추가로 발생할지 등의 여부는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하던 한 국장은 새롭게 합류한 멤버인 제이스나 다른 멤버들의 잠재력이 터지길 제작진도 함께 기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동철 국장이 원하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최종 목적은 어떤 걸까.

지금 나오는 아이돌 그룹 노래들의 근간이 힙합이라는 점이나 힙합에도 좋은 노래가 정말 많다는 걸 지금의 중, 고등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룹 빅뱅이나 엑소(EXO)의 노래가 힙합 장르에서 뻗어 나온 것을 아는 학생들은 별로 많지 않다.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관심이 없던 힙합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팬층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강국은 다양한 장르들이 공존해야 가능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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