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 진출 금융사들 실적 악화에 ‘퇴출 위기’
입력 2015-03-09 13:41 

국내 금융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 진출에 너도나도 나서고 있지만 실력 발휘는 커녕 연이은 손실로 퇴출 위기에 놓였다. 금융사들의 해외 점포수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금융당국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김정훈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국내 금융업계 해외영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시중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36개국 109개(영업행위를 하지 않는 사무소 제외)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7개국 114개보다 9개 감소했다. 외환은행이 총 25개 해외점포에서 1억 3400만 달러의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데 반해 대구은행은 1개 해외점포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업 이익을 전혀 내지 못했다.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은 미진한 실정이다. 국내 총 25개 생보사들 중 해외 진출해있는 회사는 삼성생명(6개국, 7개 점포), 한화생명(4개국, 4개 점포), 교보생명(1개국, 1개 점포)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이들의 해외 영업 이익 현황도 최근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14년까지 교보생명이 17억 83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삼성생명은 869억 99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해외영업을 시작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680억 3300만원의 손실액을 기록했다. 이들 3개 생명보험사의 해외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째 계속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손보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국내 14개 손해보험사 중 해외로 진출한 손해보험사는 메리츠화재(1개국, 1개 점포), 삼성화재(7개국, 8개 점포), 현대해상(5개국, 6개 점포), LIG손해보험(3개국, 4개 점포), 동부화재(1개국, 1개 점포), 서울보증(1개국, 1개 점포), 코리안리(2개국, 2개 점포)로 7개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3년간 해외에 진출한 7개 손해보험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2012년 1757만 7000달러, 2013년 653만 2000달러로 줄다가 2014년에는 3513만 6000달러(약38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한 손해보험사는 LIG 손해보험사(△약711억원)와 동부화재(△약77억원)였다.
카드업계의 해외 영업실적도 초라하다. 현재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해외로 진출한 카드사는 롯데카드(2개국, 2개 점포), 신한카드(1개국, 1개 점포), 비씨카드(1개국, 1개 점포) 총 3개 카드사에 불과하다. 더욱이 2014년 11월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아직 영업을 실시하지 않은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현재 국내 전업 카드사 중 2개 카드사만 해외 영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2개 카드사의 영업실적 역시 미미하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총7년 동안 2개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2012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 손실액이 생기고 있다. 비씨카드가2008년~2014년까지 20만 달러의 영업 이익이 있었는데 반해 롯데카드는 2013년~2014년까지 220만 달러의 손실액이 발생했다.
김정훈 의원은 전 세계 금융업계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혁신을 위한 경쟁에 전념하고 있는 것에 반해 국내 금융업계는‘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에 조속한 대책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훈 의원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업계의 구조개혁과 해외시장 개척 및 혁신을 위한 유도책 등 관련 대책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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