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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기관이 외면했던 JB금융지주 코코본드 뒤늦게 `완판`
입력 2015-03-09 13:17 

[본 기사는 3월 5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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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지주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이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되지 못하고 주간사에 인수된 지 5개월만에 완판을 앞뒀다.
지난해 9월 발행된 JB금융지주 코코본드는 제도권 금융사가 발행하는 고금리 채권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하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후부터 시장금리가 급격히 하락하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액 자산가들의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주간사가 보유했던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인수한 JB금융지주 코코본드는 대부분 매각됐다. 두 증권사는 JB금융지주 코코본드 발행 주간사로 지난해의 미매각 물량을 각각 약 1000억원과 500억원씩 인수한 뒤 꾸준히 매각을 시도해 왔다.
KB투자증권에는 지난해 말까지 약 500억원 가량 물량이 남아 있었으나 올해 들어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기관 수요가 폭발, 지난달 말께 보유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현대증권이 보유한 물량도 대부분 기관과 리테일을 통해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지주 코코본드가 전부 매각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저금리 때문. 기관들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다 결국 지난해 인수를 포기했던 JB금융지주 코코본드로 다시 돌아왔다.
최근 수익률 부진에 시달려온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를 적극 매입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A급 회사채도 발행금리가 3%를 넘기기 힘든 상태다.
이 코코본드는 기존 JB금융지주 신용등급(AA+급)보다는 3단계 낮은 A+급이지만 발행 금리는 연 6.4%에 달한다. 최근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채 발행금리가 연 2% 중반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 수준이 3배 가량 높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2% 내외에서 거래되는 등 시장금리가 급격히 하락하자 회사채들도 대부분 2% 수준에서 발행되고 있다.
지난해 JB금융지주 코코본드는 발행 당시 이례적으로 높은 금리로 투자자들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증권사와 연기금 보험사 등 투자자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금리는 높았지만 투자기관이 인수하기에는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총 2000억원을 모집했지만 500억원만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됐고 나머지는 미매각 처리됐다.
코코본드는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되는 채권이다. 형태는 부채지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 증권이다. 금융기관 건전성을 판단하는 국제 기준인 '바젤Ⅲ'체제에서는 후순위채가 아닌 코코본드만 자본으로 인정한다.
JB금융지주가 발행한 코코본드는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상각' 된다. 상각이란 채무자(JB금융지주)가 채무(채권)을 소멸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특정 조건이란 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다. JB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채무를 상환할 의무가 없어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손실이 발행하게 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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