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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강정호, “경쟁 생존은 간절함의 차이” ①
입력 2015-03-09 06:01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정호의 현재 심경은 담담했다. 간절한 노력으로 현재 자리에 올라선 그였기 때문이었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역대 첫 KBO리그 야수 출신의 메이저리그 주전을 노리고 있다. 거기에 더해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는 해적군단의 주전 유격수에도 도전 중이다.
사실 강정호에게 이런 경쟁은 낯선 일이 아니다. 프로 입단 후 동일 포지션의 수많은 유망주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고, 이제 어느덧 야구 인생 20년만에 대한민국 최고 유격수가 됐다. 그리고 쟁쟁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주전 라인업을 두고 경쟁 중이다. 전망도 밝다.
강정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강정호는 가장 먼저 ‘간절함을 꼽았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때 포수 전향까지 고려했던 강정호였다. 그런 굴곡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일까. 외부의 걱정이나 우려와는 달리 메이저리그 주전 경쟁에 대한 강정호의 마음가짐은 ‘덤덤해 보일 정도로 차분하고 ‘담담했다. ‘하던대로 하겠다는 것이 강정호의 한결같은 대답. 시련도 도전으로 여길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된 강정호는 차분히, 그리고 한 발자국씩 빅리그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주전 입성을 위해 굵은 땀을 흘리고 있는 강정호를 미국 플로리다 브레이든턴 현지에서 MK스포츠가 만났다. 빅리그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강정호의 심경과 그와 나눈 이야기를 ①편과 ②편으로 나눠 싣는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피츠버그에 합류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소감은?
피츠버그의 좋은 점은 보셨다시피 팀 전체가 자유롭다. 눈치 안보고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언어적인 부분, 선수들의 문화나 이런 부분들은 아직까진 낯설다. 다른 면에서는 적응이 잘돼서 이제 편안하다.

▲ 팀 분위기는 어떤가?
젊은 선수들도 많고 활기 찬 선수들이 많아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넥센처럼 뭉쳐서 게임하고, 같이 파이팅을 하는 그런 분위기다.

▲가까이서 지켜 본 클린트 허들 감독은 열정적이고 꼼꼼한 감독인 듯 보이는데.
그런 것 같다. 선수들과 소통도 많이 하려고 한다. 또 내가 한국에서 왔으니까 한국의 스타일을 많이 이해하려고 해주신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

▲ 관심이 남다르다. 정말 특별히 더 챙기는 것 같다.
모르겠다(웃음). 저만 잘 챙기는 건지 원래도 그렇게 선수들을 잘 챙기시는 건지...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확실히 많이 챙겨주는 것 같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지난번에 허들 감독이 선뜻 먼저 본인의 사생활이나 가족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노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감독님의 (사생활) 이야기도 그렇고, 나에 대해서 사적인 부분도 많이 알려고 한다. 여러가지 생활하는 면이나 많은 것들, 나란 사람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많이 여쭤보신다.

▲‘내면을 고요하게 유지하면서 열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타격을 하라는 주문을 하던데, 허들 감독이 타격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타석에서 많이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다. 공격적인 면을 유지하면서도 마음은 차분함과 평정심을 유지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타격코치를 예전에 하셨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 확고한 이론이 있다.

▲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팀 치고는 훈련의 종류도 많고 강도도 센 편이다. 또 수비시프트를 많이 사용하는 팀이다. 훈련은 적응이 됐나.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이제 적응을 조금 한 것 같다. 한국과 비교하면 특별히 다른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다 괜찮다. 수비 시프트는 아직 실전에서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다. 경기에 들어 가봐야 알 것 같다. 지난번 시범경기에서는 션 로드리게스 선수랑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2루로 당겨서 수비를 했고, 마침 타구가 그쪽으로 왔던 거였다(웃음). 어느 정도 선수들에 대한 영상을 미리 봤던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의 성향이나 코치님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점점 파악을 해나갈 계획이고 조금씩 인지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4일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화끈한 신고식도 했다. 사진(美 더니든)=옥영화 기자
▲ 한국 음식을 최대한 적게 먹고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음식과 잠은 어떤가?
음식은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이것저것 먹으려고 하고 있다. 사먹기도 하지만 요리도 많이 해서 먹는다. 여기 두 분의 쉐프(통역 및 에이전트 사 관계자)들이 계셔서 굉장히 잘 먹고 있다(웃음). 저는 아직 글쎄...요리를 하지는...(‘기대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다시 멋쩍은 웃음). 원래 다 잘 먹는 편이다. 그래서 딱히 한국음식이 생각 안날 정도로 잘 먹고 있다.
자는 것은 최대한 많이 자려고 하고 있다. 오전에 일찍 경기장에 나와야 되기 때문에 요즘은 저녁을 먹으면 일찍 잔다. 오후 10시나 보통 늦어도 한 11시 정도쯤에는 자는 것 같다.

▲ 많은 선수들하고 친해져서 한 명만 꼽으라면 힘들 것 같다. (장난을 지나치게 많이 쳐서) 귀찮은 선수와 고마운 선수, 그리고 닮고 싶은 선수를 꼽는다면?
귀찮게 하는 선수는 없다. 워낙 자기만의 것(프라이버시)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귀찮게까지 하는 선수는 없는 것 같고, 고마운 선수는 선수단 전체가 다 잘해주기 때문에 정말 다 고맙다.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깊게 이야기를 많이 못해봐서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가 열정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앤드류 매커친과의 즐거운 한 때.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피츠버그 간판타자 앤드류 맥커친과 공식훈련서 꾸준히 캐치볼 파트너로 짝을 이뤘다. 가까이서 본 맥커친은 어땠나?
야구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즐기면서 굉장히 해맑게 야구를 하는 스타일의 선수라고 느꼈다. 그런데 경기에 들어가니까 또 확 다르더라.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야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현대 입단 초 몇 년간 숨 막히는 생존 경쟁을 했다. 본인에게 이런 상황(경쟁)이 낯선 것은 아닐 것 같은데...조디 머서와의 유격수 경쟁에 관심이 많다.
(덤덤하게) 경쟁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일단 내 할 것을 하고, 그러다보면 잘 풀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 신인시절에도 더 먼저 입단했고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그들(경쟁자)이었으나 승자는 당신이었다. 어떤 것이 생존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을까.

간절함의 차이인 것 같다. 열심히 하고 그러다보니...그렇게 결국 내 자리를 얻었다.
(현대와 넥센까지 강정호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지켜본 지도자들은 그에 대해 언제나 훈련을 늘 열심히 했고 신인때부터 자기 관리에 대한 노력을 많이 했던 선수”라고 평가한다. 메이저리그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에 대해서도 강정호는 ‘노력이라는 단 한 가지, 곧고 바른 마음을 꼽았다.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한 쉬운 한 가지 방법. 말 그대로 그것은 왕도(王道)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 당초 경쟁자로 꼽혔던 또 한 명의 선수인 션 로드리게스는 현재 2루, 3루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고, 사실상 유격수 경쟁은 조디 머서와의 양자구도다. 합류 이후 두 사람은 어떻게 봤나.
머서는 일단 되게 조용조용하다. 그러면서도 자기 할 일을 하고 굉장히 성실하다. 모범생 스타일인 것 같다. 로드리게스는 야구적으로나 적응면으로나 나를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아서 고마울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앞으로 같이 키스톤 콤비로 뛸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강정호의 질주는 계속된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분위기를 바꾸자. 입단 후 첫 인터뷰 도중 한 ‘여자친구와 관련된 발언이 크게 화제가 됐다.
(폭소) 안 그래도 그렇게 기사가 나가서 한국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난리가 났다. 그런 뉘앙스의 말이 아니라 미국에서 친구를 많이 만들겠다는 뜻이었는데, ‘이제 미국 여자친구를 많이 사귀겠다는 뜻으로 나갔으니 욕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웃음). 그냥 친구들을 많이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여자사람 친구들한테 특히 욕을 많이 먹어서 지금...(웃음)

▲그렇다면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인가?
기왕이면 예쁜 여자가 좋은 것 아닌가? (태연한 얼굴로) 원래 그런 것 아닌가? 예쁘고 몸매 좋고 착한 여자를 좋아한다. (나도) 똑같다(웃음).

▲ 평상시에는 어떤 성격인가. 선수들에게는 ‘남자다우면서 자상하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원래 정이 많은 스타일이다. 그런데 좋아하는 후배들만 챙긴다(웃음). 그렇게 두루두루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자상하다는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겉으로 티나게 챙기는 편은 아니지만 묵묵하게 잘 도와주는 성격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되게 차가울 것 같아 보이는데 의외로 하나하나 사소한 것도 잘 챙기는 편이다. 아마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쌓여서 그렇게 보는 게 아닐까 싶다.

①편 (끝).
[MK인터뷰] 강정호, 레그킥? 20년간 의식한 적 없다” ② 로 이어서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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