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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우려…KT의 ‘무거운’ 첫 걸음
입력 2015-03-09 06:01  | 수정 2015-03-09 09:47
KT 위즈는 KBO리그 시범경기서 유일하게 2패를 기록했다. 벌써 최하위를 경험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O리그는 퓨처스리그와 급이 달랐다. 본격적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기 시작하는 ‘10구단 KT 위즈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던 10개 구단의 베일이 조금은 더 벗겨졌다.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라 총력을 기울이지 않아 뭐라 평가하고 단정하긴 이르다. 그래도 꽤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승패를 주고받았다. 8개 구단이 시범경기 첫 2연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가 2승으로 단독 선두다. 그 2승을 안겨준 팀이 KT다. 순위표 맨 아래다.
KT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41승 10무 37패로 북부리그 3위를 기록했다. 승률 5할(5할2푼6리)을 넘기면서 KBO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겨울 보상선수, 자유계약선수(FA), 외국인선수 등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강화했다. 조범현 감독은 이제야 좀 모이는 것 같다. 우리 팀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나도 궁금하다”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KBO리그의 벽은 높았다. 지난 7일 3안타로 침묵한 가운데 0-5로 지더니 하루 뒤에는 4-10으로 대패했다. ‘홈런왕 박병호에게 만루 홈런 포함 홈런 두 방을 맞았으며, 5회에만 6실점을 허용했다.
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수준 차가 명확했다는 게 조범현 감독을 골치 아프게 한다. 기본기에서 밀렸다. 타격, 수비, 주루에서 미흡했다. 폭투, 실책 등 실수가 여러 차례 나오면서 흐름을 깼다.
마운드는 물론 타선도 손을 봐야 한다. 8일 경기서 10안타로 4점을 뽑았으나 ‘화끈한 맛은 아니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마르테와 김상현은 각각 5타수 무안타 1볼넷, 7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조범현 감독은 해야 할 게 참 많다. 투수의 볼 스피드는 물론 수비 시 타구의 스피드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라며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팀 홈런 개수가 박병호 개인 홈런 개수보다 적을지 모른다”라고 토로했다. 에둘러 타격 문제 고민을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갑갑한 조범현 감독이다.
KT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꼴찌 후보 1순위다. 객관적인 전력, 경험 등을 고려해 KT가 선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물론, 예상한대로 시즌이 치러지지는 않는다. 손 위 형님인 NC 다이노스는 2년 전 개막 7연패 수모를 겪기도 했다.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52승 4무 72패로 7위를 기록했다. 승률이 4할(4할1푼9리)을 넘어섰다. 꼴찌 후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NC는 KT에게 좋은 본보기다. 그러나 2년 전 NC와 KT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이렇게까지 무기력하거나 자멸하지는 않았다. 승률 4할은커녕 3할도 쉽지 않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는데 최소 44승은 해야 승률 3할(3할6리)이 가능하다. 거꾸로 보면 100패다.
KT가 가세한 뒤 나오는 우려 중 하나가 ‘경기력의 질적 하락이다. 지난 두 번의 시범경기는 우려대로였다. 지금 같은 경기력으로는 힘들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배우면서 크는 법이다. 그러나 그 성장이 좀 더 속도감이 붙어야 한다. 경험을 쌓으면서 폭풍 성장을 해야 한다. 마냥 설렐 수는 없었던 KT의 첫 걸음이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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