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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고원희의 ‘SNL’ 좌충우돌 도전기…목표는 ‘더 내려놓기’
입력 2015-03-08 09:33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유지혜 기자] 단아한 이미지의 최고봉만 할 수 있다는 항공사 모델을 최연소에 거머쥔 배우. 그리고 사극에서 왕후로 자주 등장하는 배우. 그런 배우가 tvN ‘SNL코리아에 나온다?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고원희의 얘기다.

배우 고원희는 최연소 항공사 모델로 유명세를 탔고, 단아하고 상큼한 이미지로 많은 CF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SNL코리아의 시즌6에 고정 크루로 합류하면서 파격(?) 변신을 보였다. 단아함은 온데간데없다. ‘SNL코리아 속 그의 모습은 거침없이 망가지고, 욕하고, 상대방을 비꼰다. 예쁘장한 그의 변신이 화제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1회가 끝나고 엄마께 문자를 받았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제 이름이 계속 올라가더라. 5위, 3위, 나중에는 1위를 찍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정작 저는 전날 새벽 늦게까지 첫 회식이 있어 주말에는 잠만 잤다. 잠에서 깨서 문자보고 확인했더니 그 때는 8위로 떨어져 있었다. 조금 아쉬웠다. 상위권을 찍은 그 모습을 못 봐서.(웃음) 하지만 제 이름 석 자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게 처음이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신기했다. 전에는 ‘아시아나 모델, 혹은 ‘궁중잔혹사 장렬왕후 이런 식으로 나왔는데.(웃음)”

단아한 이미지와 언뜻 연결되지 않는 ‘SNL코리아를 처음 받았을 때 고원희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는 ‘SNL코리아를 정말 좋아한 프로그램이었다. 집에서도 정말 많이 봤다. 그런데 제가 나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SNL코리아는 제 모든 걸 놓아야 연기도 잘 나오고, 보시는 분들도 즐거워하신다. 하지만 저 자체가 망가지는 걸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친구들 앞에서도 사소한 것 하나에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SNL코리아는 순발력이나 능글맞게 연기하는 것, 즐기면서 연기하는 것이 필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 자신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많은 캐릭터를 맡아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시작했는데 정말 좋은 기회였다.(웃음) 저도 이렇게 반응이 올지 몰랐다.(웃음)”

고원희는 ‘SNL코리아에서 첫 개그를 선보였고, 첫 생방송에 임했으며, 첫 공개 방송을 치러냈다. 그에게는 ‘SNL코리아가 온통 도전 투성이다. 그는 이 말에 적극 동의하며, ‘SNL코리아 생방송 첫 날을 회상했다.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생방송은 정말 처음이었다. 관객 분들을 모시고 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부담감이 정말 많이 컸다. 첫 날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대사도 없는데 떨리더라. 묘한 떨림이었다. 아직 대사가 한 두 마디 밖에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다행히 생방송이 안 맞는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웃음) 그게 본 방송을 하기 전에 엄청난 연습과 리허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리허설이 12시간 넘게 빡빡하게 진행돼서 정말 한두 시간처럼 짧게 느껴진다. 집에 가면 쓰러져서 거의 기절하게 될 정도다.(웃음)”

고원희는 ‘SNL코리아에서 영구 분장을 하고, 욕설을 자유자재로 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 밖에 안 나온다고 하지만, 싫은 기색은 전혀 없었다. 주변에서 캡처 사진을 자꾸 보내주며 놀려도 이미 모든 걸 내려놓아서 괜찮단다.

영구 분장은 저도 웃었다. 거울 보면서 계속 ‘하하하하고 웃었다. 치아에 검은색 칠을 해놔서 웃으니까 더 웃겼다. 방송에서도 웃을까봐 걱정될 정도였다. 본 방송에서 웃지 말자 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리고 욕설은 대본에 아주 정확하게 나와 있다.(웃음) 평소에 욕할 기회가 별로 없다. 제 친구들도 욕을 그렇게 ‘찰지게 하는 친구가 없다. 그런데 이게 ‘삐 처리가 되니 더 찰져 보이는 게 있더라.(웃음) 어설프게 했는데도 잘 하는 것처럼 들려서 신기했다.”

욕설도 하고, 분장도 하지만 무엇보다 ‘SNL코리아는 풍자와 비판이 정체성인 프로그램이다. 고원희도 그런 풍자의 캐릭터를 피할 수는 없다. 2회에서 그는 굿모닝”이라는 유행어를 낳은 클라라를 패러디한 인물로 등장했다. 사실 같은 연예인으로서 다른 연예인을 풍자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부담이 될 만한 일이다. 그 역시 이 같은 질문에 사실은 아주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풍자 캐릭터를)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제가 표현을 했을 때 시청자가 보기에 안 웃기면 안 된다. 풍자하는 면과 웃겨야 하는 면 두 가지의 균형을 잡기가 사실 아직은 어렵다. 부담감을 갖지는 않되, 고민을 많이 하고 좋은 방향으로 잘 표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신입 크루를 반겨주고 살뜰하게 챙겨주는 선배님들 덕분에 많은 힘이 된다고 고원희는 미소를 지었다. 함께 여성 신입 크루가 된 정연주, 리아와도 똘똘 뭉친다”는 표현을 쓰며 남다른 우애를 드러냈다. 그는 고민이 있으면 선배님들께 먼저 다가가 조언을 부탁한다며 화기애애한 ‘SNL코리아 크루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크루는 선후배 관계보다는 가족 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조언이나 관심이 활발하다. 리허설을 하다가 제가 놓치고 간 부분들은 신동엽 선배나 유세윤 선배가 직접 와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집어주신다. 정말 감사할 뿐이다. 리아와 (정)연주 언니와는 서로 마주치면 두 주먹 불끈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지나간다. 끝나면 서로 어깨 토닥거려준다.”
사진=이현지 기자


‘내려놓겠다고 마음 먹고 ‘SNL코리아에 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원희는 많은 화제가 됐다. 그는 그만큼 제게 기대를 많이 하신다는 건데, 그 기대치에 못 미칠까봐 걱정이 된다”며 짧지 않은 무명 시절을 지나온 터라 아직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최근 자신을 알아보는 사례가 조금씩 생겼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주 가는 편의점에서 드디어 저를 알아보셨다. ‘TV에 나오는 분 아니냐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그냥 웃고만 있었는데, 맞는 것 같다고 선물이 있다면서 창고에 들어갔다가 나오셨는데 손에는 그 귀하다는 ‘꿀버터과자가 쥐어져 있었다. 그 순간 정말 ‘아, 제가 조금은 알려졌구나 싶었다. 저도 보답의 의미로 항상 그 편의점만 간다.(웃음)”

분명 ‘SNL코리아는 고원희에 좋은 기회였다. 단아한 항공사 모델 이미지와 상반되는 망가지는 캐릭터도 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 눈도장을 찍는 계기가 됐다. 그런 고원희의 ‘SNL코리아 크루로서의 목표는 뭘까.

‘SNL코리아의 SNS 반응들은 다 보는 편이다. 김민교 선배님과 김슬기 선배님의 빈자리가 크다는 얘기들을 많이 봤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게 신입 크루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그 빈자리를 똑같은 연기로 채우지 않고, 어떻게 채워야 할지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시즌5부터 거꾸로 시청 중이다. 정말 많이 고민해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리를 채워보겠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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