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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영화愛人] 남성주 대표 “세트 팀 매력? 단일 위해 고민하고 제작하는 것”
입력 2015-03-07 13:28 
한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다양한 사람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감독을 시작으로 배우, 촬영감독, 음악감독, 미술감독, 제작진, 의상 팀, 무술 팀, 투자자, 배급사, 매니저, 홍보사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다해 제작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늘 영화가 개봉되면 배우 또는 감독만이 인터뷰를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파헤쳐본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에 있어 관객들을 집중케 만드는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력은 필수다. 거기에 화려한 무대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은 4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후 후속편으로 관객을 만났지만, 지나온 세월이 무색할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된 배우 김명민, 오달수의 케미와 유쾌하다 못해 상쾌한 내용 전개 등이 돋보였다. 1편에 이어 더욱 섬세해지고 고급스러워진 무대 역시 눈에 들어오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2015년 2월11일 개봉한 ‘조선명탐정2는 2011년 개봉해 478만6259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후속편이다.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알아냈던 1편에 비해, 2편에서는 불량은괴 유통사건과 사라진 동생을 찾아달라는 소녀의 부탁을 들어주며 한 번에 두 가지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잠시도 긴장을 멈출 수 없다.

김명민과 오달수의 케미는 관객을 웃기고 또 웃기며 명콤비의 부활을 알린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영화 속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눈에 돋보이는 무대 그 안에는 (주)아트레이드 대표 남성주의 고민과 노력이 담겨있다. 남성주 대표는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세트 팀 총괄자로서 작품에 참여했다. 즉 그의 손에서 작품 속 시대적 배경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님이 정말 섬세하고 제작진 관리를 잘해준다. 보통은 촬영하기 바빠 막내들은 잘 신경써주지 않는 게 현실인데 김석윤 감독님은 달랐고, 각 팀별로 데이를 만들어 촬영이 끝나면 감독님과 친목도모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현장에서도 ‘무슨 팀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사람의 이름을 불러준다. 인간미다 대단하다. 때문에 일은 힘들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없었고 제작진의 합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인지 1편을 찍을 때도 빨리 2편이 제작되기를 기다렸다. (웃음)”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만나 김석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는 남성주 대표. 그는 함께 일을 하고 싶은 영화감독 1순위에 김석윤 감독을 올릴 만큼 넘치는 애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감독과 제작진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작품 자체가 한층 유쾌해진 것도 같다.

김석윤 감독님과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일을 시작했는데 합이 참 잘 맞는다. (웃음) 덕분에 영화가 참 재미있는 직업이자 대우 받을 수 있는 직업이구나를 느끼게 됐다. 촬영 전 철저하게 준비를 해 정확하게 포인트를 찍어준다.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이미 머릿속에 있기에 추가 촬영 없이 필요한 부분만 끄집어 촬영한다. 정말 정확하다.”

1편에선 극중 한객주(한지민 분)의 집이 고풍스럽고 보기만 해도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분명 벽인데 손을 갖다 대면 서랍장으로 분해 우와”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커다란 어항 역시 매혹적인 한객주 캐릭터를 강조하기에 제격이었다.

2편에서는 한객주의 집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대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히사코(이연희 분)가 있는 기방은 실제 건물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정교했고 일말의 오차도 없었다. 대놓고 화려하다기보다는 일본의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게다가 동굴 장면 역시 한층 진화된 무대를 단번에 소개했다. 기방과 마찬가지로 동굴도 세트였지만 정교했고 사실보다 더 리얼했다. 리얼하게 담아내야 됐기에 남성주 대표의 고민은 엄청났을 것이다.

일본 분위기가 풍기게 기방을 꾸몄는데 화면에 잘 잡히지 않아 아쉽더라. 한 달 이상 준비했는데 촬영은 며칠 안했다. 기방을 철거하고 바로 용왕성을 만들었다. 전 무대에 여운이 남기도 전에 바로 다음 스케줄을 위한 무대를 제작했다. (웃음) 기방은 조선에 있는 건물이지만 일본의 냄새를 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한옥과는 다르지만 자체가 조선에 있는 건물이니까 일본 양식을 곁들어야겠는 생각도 들었다. 기방 문도 캐릭터에 따라 다르게 제작했고 기방에 있는 잔디와 꽃도 100% 생화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작하려 했다. 그러나 준비한 것에 비해 스크린에 짧게 등장해 아쉽지만 기억에 남는다.”

동굴은 많은 고민을 했다. 정말이지 감독님과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 같다. 양수리 400백 평 세트장에서 제작했다. 실제 바위 느낌을 위해 바위 이미지를 찾아다니러 이 산, 저 산 다 돌아다녔다. 그만큼 리얼함을 담아야 되니까.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게 아쉽더라. 난 디자인 전공자니까 도면을 받고 충분한 회의를 한 후 좀 더 시대의 색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더 반응하려고 고민하는 편이다.”

무대 디자인을 전공한 남성주 대표는 영화 세트에 참여하기 전, 홈쇼핑 무대 디자인을 맡은 바 있다. 이때부터 이미 영화 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시간이 지난 후 영화 작업을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 세트 관련 회사에 들어가 영화 세트를 배웠다. 2007년에 호러 영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약 8~9년째 영화 작업에 푹 빠져있다.

남성주 대표는 주문 받은 디자인은 물론이거니와 피드백까지 더해 모든 작품을 자신의 작품인 마냥 애정을 담아 제작한다. 때문에 완성도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밖에.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디테일하고 상황에 맞게 모든 걸 제작하려 노력 중이다.

난 막내를 시작해 대표가 됐다. 그래서 더욱 막내의 마음이 이해되고 공감된다. 보통의 산업은 대량생산인데 반해 우리는 단일을 위해 고민하고 제작한다. 이런 부분에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영화에 참여하는 사람이자 한 회사의 대표로서 꿈꾸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는 중이다. (웃음) 무대에 관한 기술의 전문성을 메뉴화 시켜 완전한 전문분야로 구축하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 소스만 주면 모든 지 다 해결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무대가 좋았다는 칭찬을 들으면 과거부터 참여했던 작품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보람을 느낀다는 남성주 대표.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는 영화 속 무대(세트)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영화인으로서 관객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인 것이다.

영화인으로 산다는 건 행복하다. 난 무엇인가를 보고 똑같이 만드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보면 사고 싶어 라기보다는 비슷하게 만들어봐야지 라는 마음이 더 크다. (웃음) 늘 새로운 고민을 하는 게 좋다. 과거에 직장생활도 했었다. 당시 매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내가 꿈꾸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기도 했다. 29살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는데 당시 내 사표를 찢으며 날 잡았다. 첫 번째 회사에서 인정을 받은 게 정말 행복했고, 덕분에 회사를 나와 내가 꿈꾸는 걸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또한 영화는 매일 매일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기에 긴장하면서 살고 있다. 이 부분이 좋다.”

남성주 대표의 차기작은 ‘도리화가와 ‘멋진악몽이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에 이어 어떤 놀라운 표현으로 작품을 빛낼지 궁금하다.

최준용 기자, 박정선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제공=남성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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