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우리는 ‘개콘’의 ‘핵존심’이다
입력 2015-03-06 11:22 
[MBN스타 손진아 기자] 남자라면 무한 공감하고, 여자라면 질색할 수도 있지만 웃음을 절로 터지게 만드는 팀이 있다. 바로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핵존심 팀이다.

‘핵존심은 여자들이 질색하는 남자들의 자존심을 그려내는 코너로 김기열을 중심으로 양선일, 장기영, 홍훤, 이상훈, 김희원, 정해철 등 남자 개그맨 6명과 개그우먼 1명이 출연한다.

‘핵존심은 김기열의 문득 떠오른 생각에서부터 시작됐다. 샤워를 하던 김기열은 거울을 보다 문득 싸움을 잘하게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떠오른 게 ‘싸움 잘한다고 하면 웃기지 않을까? 정말 싸움을 못하게 생긴 사람을 데려다가 그 사람이 싸움을 잘하겠다고 하면 더 웃기지 않을까였다.

그렇게 ‘우연히에서 시작된 코너 기획은 생각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기열은 곧바로 싸움을 못하게 생긴 후배들을 모았고, 이상훈을 제외한 멤버들이 뭉쳐 ‘핵존심을 탄생시켰다. 멤버 구성도 구성이지만 ‘핵존심이라는 코너명이 독특하면서도 귀에 쏙쏙 박혔다.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코너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코너명은 내가 지었다. ‘핵존심은 ‘자존심에 ‘핵이라는 단어를 한 번 붙여보자 해서 붙여봤는데 생각보다 어감이 괜찮았다. 그래서 단체 메시지 창에 ‘핵존심 어때요라고 남겨보게 됐다.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핵존심을 본 팀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해서 ‘핵존심이라는 코너명이 만들어졌다.”(장기영)

시청자들에게 첫 공개됐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핵존심은 처음부터 웃음과 공감이 있는 탄탄한 코너로 자리 잡았던 것은 아니다. 이상훈이 투입되기 전 첫 녹화를 마치고 받은 반응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고, 결국 방송에도 노출되지 못했다. 비상 상황에서 대책을 마련하던 김기열은 눈여겨봤던 이상훈을 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이상훈을 찾아가 설득했다.

그 전에 ‘시청률의 제왕 등 코너에서 활약하는 걸 봤는데 되게 잘하더라. 그래서 이상훈을 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김기열)

중간 투입된 나로서 처음엔 그저 죄송했다.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처음엔 고사했다. 들었을 땐 재밌었지만 내가 무임승차를 하는 게 아닌가 싶었고 아무래도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내가 들어가면 다른 사람 역할이 줄어들게 되는 거니까 안한다고 했는데, 김기열 선배는 다음 주에 우리 멤버 다 같이 방송에 안 나가는 것보다 그냥 다 같이 나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그랬다. 너도 살고 우리도 살고 같이 잘 해보자고. 그래서 하게 됐다.”(이상훈)

‘핵존심에는 싸움, 응원, 낚시, 등산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남자들의 쓸데없는 자존심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한다. 왠지 모르게 내 모습 같고, 내 주위 남자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 이야기는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번 보기가 힘들지, 한 번 보면 두 번 안 볼 수 없는 ‘핵존심의 아이디어 왕은 누굴까. ‘핵존심 팀은 이구동성으로 정해철!”을 외쳤다.

항상 생각해두었다가 회의시간에 아이디어를 낸다.(웃음)”(정해철)

남자가 여자 앞에서 자존심 부리는 부분을 되게 잘 짠다. 정해철이 진짜 아이디어가 많은 친구다.”(이상훈)

정해철의 아이디어로 짜여진 이야기는 항상 반응이 좋다. 그런데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제일 재밌는 부분도 자기가 하려고 한다.(웃음)”(양선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도 화제를 모으지만, ‘핵존심의 홍일점인 김희원을 둘러싼 관심도 폭발적이다. 김희원은 미모부터 치어리더 의상, 교복, 등산복 등 다양한 스타일까지 소화하며, 남성 시청자들을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의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여지는 다양한 스타일링은 단순히 나오게 된 건 아니다. 바로 ‘핵존심 팀의 남자 개그맨 역할이 컸던 것. 김희원을 제외한 팀원은 남자들의 시선에서 예쁘게 보이고, 더욱 섹시해 보일 수 있는 의상을 체크해주고 있었다.

확실히 ‘핵존심에서 혼자 여자이다 보니까 더 부각되는 게 있는 것 같다. 다들 옷에 신경들을 많이 써준다. 이렇게 코디를 해주는 코너는 처음이다. 팀원들이 ‘너 예쁘게 입어야 한다며 코디 체크를 해준다. 원피스도 좀 더 예쁜 걸 입히려고 도와준다. 무대에 오르기 전, 코디 검열을 꼭 한다.”(김희원)

이렇듯 ‘핵존심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출연 개그맨에게는 더욱 돋보일 수 있게 하거나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끼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만큼 남다른 애착이 갈 듯한 ‘핵존심 팀에게 ‘핵존심이란 무엇일까.

CF를 찍게 해준 고마운 코너다.(웃음)”(김기열)

되게 고마운 코너다. 지금까지 안 웃기는 역할을 하다가 웃기는 역할을 맡게 됐다. 고마운 코너다. 김기열 선배가 항상 웃기는 역할을 시켜준다.”(양선일)

이거 아니었으면 다른 코너 안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사했다.”(장기영)

‘핵존심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괴롭히는, 그런 코너다.”(홍훤)

내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코너다. 그리고 나에게 제일 잘 어울릴 만한 코너다. 앞으로 이런 코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적화된 코너가 아닌가 싶다.”(이상훈)

알지 못했던 남자들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됐다. 너무 알지 않아도 될 것까지 알아버렸다.(웃음) 결혼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깊숙이 알아서 결혼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코너다.”(김희원)

자동차를 갖게 해준 코너다. 또 남자 이야기니까 ‘나도 이랬어라고 공감 하면서 놀면서 아이디어를 짠다. 때문에 놀이터 같은 코너다.”(정해철)

끝으로 ‘핵존심 팀 7인에게 물었다.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하는, 7인이 생각하는 ‘핵존심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들의 답변에서는 코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있었다.

‘개콘에서 제일 웃긴 게 매력이다. 제일 웃기고 그러다 보니 인터뷰까지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김기열)

김기열 선배가 처음에 했던 얘기가 정말 스타 하나도 없이 멤버 구성이 됐다는 거였다. 정말 ‘개콘에서 상중하 중에서도 중하인 사람들을 모아두고 하는데 잘될까 싶었다. ‘핵존심은 일명 ‘개콘의 외인구단이라고 똘똘 뭉쳐서 해냈다는 게 매력인 것 같다. 김기열 선배 빼고 대스타 없이 아이디어를 인정받고 했다는 게 좋다.”(양선일)

처음에 할 때 ‘불편한 진실과 비슷하지 않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불편한 진실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소소한 남자들의 자존심을 다루는데 달랐다. 또 그걸 이상훈을 통해서 잘 표현이 되니까 그게 강점이다.”(장기영)

팀워크와 철저한 분담화가 아닌가 싶다. 총감독부터 공격수, 수비수, 벤치 멤버, 치어리더까지 서로 욕심 부리지 않고 하는 팀워크가 3사 코미디 프로 중에 제일 좋은 것 같다.”(홍훤)

팀워크가 좋아 보이는 게 매력이다. 호흡도 잘 맞고, 모두의 리액션이 더 좋기 때문에 코너가 더 사는 것 같다.”(이상훈)

코너 자체가 인지도가 생겼다는 게 우리의 매력이다. ‘핵존심을 말�을 때 그걸 딱 알아봐주시니까 그게 좋은 것 같다.”(김희원)

‘핵존심이 남자들의 쓸데없는 자존심을 갖고 하는 건데 그동안 여자를 위한 코너는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 남자로 갖고 한 게 최근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저랬구나하면서 나도 생각해보고 친구도 생각해볼 수 있는 코너가 ‘핵존심이다.”(정해철)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