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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비하인드] 대사 하나라도 더…배우들의 비중 늘리는 비결
입력 2015-03-05 16:24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땀과 수고 노력들이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노력과 고충, 혹은 촬영장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 TV를 통해 들려주지 못했던 TV 속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단역으로 등장했다가 고정 출연으로 바뀐 배우들의 비법은 캐릭터 분석부터 ‘타고남까지 다양했다.

드라마의 인기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주연배우, 조연배우에 이어 단역배우까지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지금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나 MBC ‘압구정 백야가 그렇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연극배우 출신들의 조연, 단역들이 대거 포진하며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압구정 백야는 주조연급 배우가 임성한 작가의 조카이거나, 자주 등장하는 단역 배우가 알고 보니 드라마 CP의 아들인 것과 같이 조금 다른 의미에서 화제가 됐지만, 이 역시 시청자가 주목하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화제가 가능한 것이었다.

이처럼 단역 배우들도 한순간에 관심사가 되는 세상에서 많은 단역 배우들은 현장에서 대사를 한 마디라도 더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원래는 작품 속에서 1회성 단발 출연이었던 역할이 현장에서 눈에 띄어 고정 출연이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그야말로 단역 배우들의 성공 사례인 셈이다.

신인 배우 김동희는 최근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서 대선배 김수미와 코믹 호흡을 맞추는 고시원 총무 역을 맡았다. 그는 드라마에서 김영옥(김수미 분)과 팔씨름 대회를 하고, 고시원에 사는 탁월한(이종원 분), 손풍금(오현경 분) 등과 찰진 대사를 나눈다. 게다가 중반부 이후에는 김영옥의 운전 기사로 깜짝 재등장 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사는 고시원 생활의 감초인 김동희도 사실 원래는 단발성 캐스팅이었다.

김동희는 이에 대해 ‘전설의 마녀 속 고시원 총무 역은 사실 한 두 신만 나오기로 했는데 장면이 추가된 것”이라며 그랬는데 갑자기 다음 회에도 또 불러 주셨다. 예상치 못해서 약간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영화 ‘독재자들에서도 원래는 아주 작은 두 캐릭터 중 하나였는데, 두 등장인물을 하나로 합해서 만들어서 제게 맡겨주셨다”고 애초보다 비중이 늘어났음을 전했다.

Mnet 드라마 ‘몬스타에서 주인공 민세이(하연수 분)를 괴롭히는 윤설찬(용준형 분) 팬클럽 3인방 중 한 명으로 등장했던 배우 이정민 또한 이름조차 없는 단역에서 고정 캐릭터로 전환된 케이스다. 이정민은 원래 2회차 정도만 등장하는 단역으로 캐스팅 된 거였다. 역할 이름이 심지어 ‘타 반1이었다. 주인공들과 같은 반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첫 신을 촬영하다 김원석 PD의 눈에 띄어 그대로 고정 역할로 합류했다. 이름도 자신의 이름 그대로인 이정민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김원석 PD와 인연을 맺어 김 PD의 후속작인 tvN ‘미생에도 장백기(강하늘 분) 소개팅녀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MBC ‘압구정 백야의 중견 배우 원종례도 원래는 단역 캐스팅이었다. 주인공 장화엄(강은탁 분)을 좋아하는 딸 때문에 서은하(이보희 분)와 마찰을 빚는 정도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원종례는 작은 일에도 유난을 떨다가도 노래방에서 한껏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르거나, 수영장에서 백야(박하나 분)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의 반전 매력을 제대로 뽐내 지금까지도 감초 역할로 출연을 이어오고 있다.

배우 이시후는 맨 첫 작품에서 대선배의 추천으로 대사를 받은 특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출연한 드라마 ‘왕과 나에 캐스팅 됐다. 함께 촬영했던 전광렬 선배님께서 ‘이미지 좋다, 계속 연기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전광렬 선배님께서 감독님께 저 조금만 더 찍어주라고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바스트샷도 들어가고 대사도 한 마디 생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처럼 한 작품에서 갑자기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김동희는 비결에 대해 특이한 맛이 있어서 써주시는 것 아닐까 한다”며 저는 인간적이고, 도시적이지 않는, 옆집 살 것 같고, 어디에서 한 번 본 것 같은 느낌의 평범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잘생기고 키가 큰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평범함이 무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정민은 캐릭터가 밋밋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고민을 좀 했다. 함께 다니는 3인방이 각자 캐릭터 포지션을 잡았고, 애드리브에서 소녀팬다운 맛을 잘 살린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아무리 작은 역이어도, 그 순간 최선을 다하고 짧은 순간 최대한 빛을 발하기 위해 긴 고민을 해야 고정 캐릭터로의 승격(?)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배우들의 노력 끝에 얻은 그 한 마디 대사는 드라마의 고정 출연을 이끌거나 갑자기 화제가 돼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단역 배우들이 오늘도 한 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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