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공기 사고 악재 연속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오히려 늘어
입력 2015-03-04 15:28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국영 항공사인 말레이시아항공(MAS) 관련 두 차례의 대형 참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투자청이 제공하는 외국인관광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1월~10월)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229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말레이시아투자청이 외국인 관광객 수를 집계한 이래 최다 방문자수이다. 증가율도 예년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무려 1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0.7%와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MAS가 지난해 3월과 7월 두 차례 대형참사로 총 537명의 사망자를 낸 이후 말레이시아의 관광업이 크게 위축 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과 전혀 다른 결과가 일어난 셈이다.
오히려 당시의 악재가 말레이시아를 찾는 관광객 수를 늘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여행사 다양티운송관광의 자야 쿤마르 산나두아리 부사장도 최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AS관련 두 사건을 언급하며 말레이시아를 세계에 더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사 악재가 관광객수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겠으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깃화가 하락한 점도 분명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하나의 유인책으로 작용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항공사들의 노선 증대와 항공료 인하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MAS도 지난해 연이은 사고 이후 떨어져나간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항공료를 대폭 내렸다.
한편 지난해 여객기 사고로 가장 많은 목숨을 잃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수는 약 17만5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1% 하락했다. 현지 언론은 당시의 사고로 인해 중국인들이 말레이시아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게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호주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MAS M370편에는 153명의 중국인 승객들이 타있었다. 이밖에도 이따끔씩 들려왔던 중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투자청은 외화벌이의 주 수입원인 중국인들의 발길을 다시 말레이시아로 유인하기 위한 묘책을 구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우한과 청두와 같은 도시에 직항노선을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고 지난 2월에는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수수료를 대폭 낮추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관광업계는 최대 2주까지 비자를 면제하는 관광 활성화 방안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294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위해선 말레이시아를 외면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유입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적별로는 인접국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전체 관광객 수의 3분의2 가량을 차지했고, 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다. 한국인들은 지난해(1월~10월) 약 32만4000명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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