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주총회 앞두고 신사업 추가 붐
입력 2015-03-02 19:39  | 수정 2015-03-02 23:39
국내 주요 그룹이 새 먹거리 확보에 뛰어들면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계열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관광·레저부터 사물인터넷(IoT)에 이르기까지 그룹이 중점을 두는 신사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주총 안건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건설과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에 각각 13.49%와 6.40% 치솟았다.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업목적을 덧붙인다는 안건을 올리자마자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26일 사업영역을 △공중목욕탕, 수영장, 고급 사우나업 △스파 서비스업 △음식점업과 음식료 제조·판매업 △스포츠 서비스업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주가는 이틀 만에 22% 급등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신세계건설이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시공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된 각종 레저사업 주도권까지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이 진행 중인 복합쇼핑몰 안에 관련 시설들이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사업 추가가 운영권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인 만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같은 달 27일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환자 유치업 △해상여객·화물운송사업 △해운대리점업 △선박관리업 등을 신사업에 추가한다고 공식화했다. 지난달 정부가 '관광인프라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자 상한가로 직행했던 주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수익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에 또 한번 들썩였다.
국내 굴지의 그룹들이 관광 서비스 분야와 함께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부문은 바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수출입업과 수출입 중개·대행업'을 새로운 사업부문에 추가해 플랫폼 사업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외 기업들이 네트워크 장비와 전기전자(IT) 부품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글로벌 B2B 사이트 개설을 준비 중이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동통신 환경을 살펴보면 가입비 폐지와 단통법 도입으로 성장성 둔화가 불가피하다"면서 "SK텔레콤은 이에 대응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그룹의 SK C&C 역시 사업 목적에 △경비 및 보안시스템 서비스업 △검사, 측정 및 분석업을 새로 넣었다. 이는 지난 3년간 매출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보안, 빅데이터, 핀테크,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등 5대 중점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마찬가지로 IT 신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한편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한 상장사의 사업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돋보인다.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은 작년 상장 이후 처음 열리는 주총에서 수목 피해 진단·치유 등 조경관리 사업을 새로 추가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건설사업의 일부로 진행해온 조경사업을 공식 사업으로 명시함으로써 민간 아파트 단지나 관공서 등 조경관리 사업 입찰 자격을 더 쉽게 따내고 영업력을 배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매출 기준 국내 1위 조경사업자 지위를 지키고 있다"며 "올해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고 에너지 절감 투자가 증가하면서 건설조경 부문의 이익 기여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와 삼양제닉스가 사업 목적에 '온실가스 배출권 매매 및 관련사업'을 추가한 것도 이처럼 커지는 환경산업에 발맞춰 변신을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는 만큼 기업의 신사업 진출 소식은 대개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벌써 진행 중인 사업을 재확인하거나 공식화하는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섣부른 추격매매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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