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음모인가 치정인가, 넴초프 죽음 둘러싼 미스테리
입력 2015-03-02 16:35  | 수정 2015-03-02 17:50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55)가 무참히 살해된후 각종 음모설과 치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마저 연인 사이의 치정문제, 이권분쟁, IS개입설 등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를 모두 쏟아내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마르킨 수사위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공식 브리핑에서 사적 원한관계, 국내정치 혼란, 우크라이나 사태, 이슬람 극단주의, 이권 분쟁 등의 가능성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와의 갈등으로 인한 피살 가능성은 배제했다.
수사당국이 밝힌 사적원한 관계는 사건 당시 넴초프 곁에 있던 우크라이나 출신 23세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를 겨냥하고 있다. 그녀가 넴초프의 여자친구로 사건직전 임신과 낙태과정에서 갈등이 있었고 사건 현장 당시에도 몇가지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사건 당시 넴초프가 6발 이상을 난사당하면서 바로 옆에 있던 두리츠카야는 총알이 스치지도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사건 장소가 넴초프의 집, 사무실 등 기존 동선이 아닌 제 3의 장소라는 점에서 두리츠카야가 미리 동선을 누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수사 당국도 범인들은 넴초프의 동선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인 라이프뉴스에 따르면 두리츠카야는 지난 2011년부터 모델과 러시아 기업가의 만남을 알선해주는 ‘VIP 에이전시를 통해 넴초프를 만났다. 특히 그녀는 넴초프의 딸 아이를 임신했고 넴초프는강하게 출산을 반대해 결국 올 1월 스위스 취리히에 가서 낙태했다. 비용은 모두 넴초프가 냈다.

아울러 넴초프는 법적 부인 외에도 2명의 여성과 동거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다른 여인들의 치정극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계의 음모설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넴초프를 살해해 현 정부에 누명을 씌움으로써 정권 교체를 이루려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지 언론에선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세력이나 러시아내 과격 민족주의 세력이 그의 행동을 응징하려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수사당국은 현장에서 발견한 총탄을 조사한 결과 범행에 옛 소련제 마카로프 권총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식 러시아 군대에서 사용하지 않는 무기로 동부 반군 세력이나 용병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수사위원회는 넴초프가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비판한 발언으로 이슬람 과격 세력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점을 이유로 IS도 유력한 용의자로 꼽았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사건 가해자의 인상 착의를 공개하고 현상금 5만달러를 내걸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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