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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개훔방’ 정면 비판 “재개봉은 횡포다”
입력 2015-03-02 10:0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신연식 감독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정조준했다. 그간의 행태가 불합리하고 잘못됐으며, 또 다른 ‘횡포라는 지적이다.
신 감독은 2일 ‘개훔방을 재개봉 안 시켰다면 이런 문제 제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자기들이 무슨 독립투사나 된 것처럼, 영화 ‘국제시장을 이용해 대기업의 수직계열화를 비난하고 ‘상영 기회를 못 얻었다고 했는데 본인들이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상업영화로 분류된 ‘개훔방은 지난해 12월 31일 200개 남짓한 상영관에서 관객을 만났다. 하지만 좌석점유율이 높지 않았고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삼거리픽쳐스의 대표이자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현재는 사임) 엄용훈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호소글을 남기는 등 이슈화 시키는 데 성공했고, 결국 재개봉에 이르렀다. 지난달 12일부터 다양성영화 자격으로 CGV아트하우스를 비롯해 독립예술영화관의 상영관 50~60개를 따냈다. 하지만 ‘개훔방의 재개봉으로 다른 작은 독립·예술 영화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한정된 상영관을 이미 개봉했던 영화가 또 한 번 차지한 셈이다. ‘개훔방이 또 다른 횡포를 부린 거나 다름없다는 게 신 감독의 주장이다.
신 감독은 내 전작인 ‘배우는 배우다도 개봉관 수나, 회차, 상영시간 등이 ‘개훔방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자기들은 특별한데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게 어이없다. 우는소리를 하고 정치권까지 이용해 목소리를 냈다”며 지난달 26일 개봉한 ‘조류인간은 CGV아트하우스에서 5개관을 빼기 힘든데, ‘개훔방은 아직도 15개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독립영화관 50~60개 상영은 상업영화관 1000개 이상의 상영보다 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얻어맞았다고 유치원 가서 행패 부리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리틀빅픽쳐스는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는 한국영화 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고 공정한 영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목표로 지난 2013년 설립된 공동투자배급사다. 한국의 이름난 제작사들 1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소속 협회 제작사가 참여한 영화만 중시하고 조그만 다른 영화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문제가 설립 때부터 지적됐다. 리틀빅픽쳐스가 처음 한 일은 소속된 제작사 주피터 필름이 공동제작한 영화 ‘소녀괴담의 전야개봉이었다. 공정한 배급환경”을 외친 공동투자배급사가 지정된 날보다 하루 앞서 급작스럽게 개봉을 선언해 하루 흥행 성적으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1개관 혹은 한 타임만이라도 더 상영됐으면 하는 작은 영화들을 무시한 셈이다.
신 감독의 문제 제기는 한국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등의 싸움으로 확전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신 감독은 다른 선배들에게 불똥이 튀고 피해가 갈까 묻으려 했지만, ‘개훔방의 행동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또 다른 문제도 지적했다. 신연식 감독은 ‘개훔방 시나리오 작업을 맡았는데 제작사에 항의하고 따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고, 잔금도 4년 만에 겨우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신 감독은 우리 영화계 나쁜 관행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들이 권리 침해를 심하게 받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시나리오를 온전히 쓴 것처럼 영화 크레딧에 버젓이 이름을 올리는 감독들도 있다”고 짚었다.
신 감독은 이번의 문제 제기로 ‘조류인간을 관심받게 하려는 건 아니다. ‘조류인간이 혹시라도 관심을 받아 상영관을 늘려달라고 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익분기점에만 맞춰진다면 영화를 내리겠다. 독립영화로 돈을 벌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한국영화계의 민낯이 많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또 다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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