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인 2만 명 퇴출 수난…인생 2막 어떻게?
입력 2015-02-27 21:50  | 수정 2015-02-27 21:57
【 앵커멘트 】
봉급 생활자들은 언젠가 회사를 떠나야 하는데요.
지난해 금융권에서는 무려 2만 4,000명이 옷을 벗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인생 2막을 시작했는지, 김한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국민은행 본점 지하 4층에 있는 기계실입니다.

한 젊은 직원이 훨씬 나이들어 보이는 직원에게 지시를 합니다.

"형님. 이거 풀어야 하니까 몽키 좀 갖다 주세요."

흔쾌히 심부름을 하는 이 직원은 나이 60살의 신입 직원 이만호 씨입니다.

지금은 작업복을 입고 있지만 이 씨는 놀랍게도 5년 전 이 은행의 지점장이었습니다.


▶ 인터뷰 :이만호 / 국민은행 보일러공 (전직 지점장)
- "(퇴직 당시) 대대적으로 명예퇴직이 있었어요. (저 같은) 지점장이 한 사람 그만두면 후배 직원 3명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이었기에…."

2010년 명예퇴직을 한 뒤 직업학교에서 자격증 7개를 따냈고, 보일러공으로 인생 2막을 여는데 성공한 겁니다.

▶ 인터뷰 : 이만호 / 국민은행 보일러공 (전직 지점장)
- "저랑 동기들은 부행장도 있고 복도에서 만나면 창피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보람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고 행복하고…."

56살의 애널리스트 김한진 씨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최고위직인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임원 출신이지만, 지금은 평사원입니다.

일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눈높이를 확 낮춰 평사원 애널리스트로 제2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김한진 / KTB투자증권 평직원 애널리스트
- "다시 시작이고 일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게 그렇게 많지 않은데 굉장히 소중한 기회가 왔기 때문에…. (첫 출근날) 저도 모르게 감격해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그리고 인생 2막을 시작한 모든 아버지들을 응원합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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