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돈 몰리는 中본토펀드…올들어 2260억 유입
입력 2015-02-27 16:06  | 수정 2015-02-27 17:41
중국 본토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말 ‘후강퉁(홍콩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 간 교차거래) 시행에 이어 이르면 올해 MSCI 신흥시장지수에 중국 본토 증시가 포함될 것으로 결정되면서 수급 측면에서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후강퉁 시행 이전 중국 투자에서 발생한 자본차익에 대한 과세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과세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펀드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27일 블룸버그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후강퉁 개시 전날인 2014년 11월 16일로부터 과거 5년 동안 중국 증시 투자에서 발생한 자본차익에 대해 10% 과세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14일 후강퉁 시행을 발표하면서 과거 자본차익에 대한 과세 입장을 확인했지만 과세 기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었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과세 계획을 내놓으면서 2009년부터 2014년 사이 중국 본토 펀드 운용사 가운데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은 운용사 및 펀드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외국계인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은 과세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는 대부분 충당금을 쌓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에서 설정된 중국 본토 펀드는 약 2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약 5%인 1000억원가량의 세금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칙상 펀드 순자산에서 세금을 내야 하는 게 맞지만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일부 운용사들은 고유자산으로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측이 후강퉁 시행 이후 투자에 대해서는 자본차익 과세 면제를 공식화한 만큼 최근 들어 중국 본토 펀드로 자금 유입은 크게 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 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226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0개 지역별 해외 펀드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것이다. 특히 과거 자본차익 과세 충당금을 적립한 운용사 펀드로 자금 유입이 뚜렷하다.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와 ‘이스트스프링차이나 펀드로 올 들어 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말 급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대수익률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6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중국 자본시장 특별세미나에서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예상 범위를 2950∼3950으로 제시했다.
중국 본토 펀드별 최근 성과를 보면 중소형주나 소비주 등 테마 펀드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 펀드는 26일 기준 연초 이후 9.86% 수익률을 기록했다. 소비 분야에 특화한 본토 펀드의 최근 성적도 양호하다. 다만 이들 펀드가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 펀드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 투자에서 환율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증시가 상승해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단기적인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라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표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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