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전셋집이 빠르게 줄고 월세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가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유례없는'전세가율 90% 시대'에 투자자와 세입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현명할까.
투자자라면 전세를 끼고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중소형, 역세권, 교육여건(학군) 등 세 박자를 갖춘 아파트는 1~2인 가구 증가로 수요가 안정적이고, 전세금이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입주 5년 미만 매물을 고르면 좋다. 서울 지하철9호선과 신분당선 등 지하철 개통과 마트와 백화점 아울렛과 같은 편의시설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면 더욱 좋다. 전세 낀 집을 살 경우 투자한 아파트 가격이 취득세, 재산세, 대출금리 등의 비용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 이상으로 오를 때 이익이 발생한다. 집을 다시 팔 때는 1주택자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최소 3년이상 보유해야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다만 전세금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진 '부채'나 다름없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삼가야 한다. 특정 지역에 입주가 몰리면 그 일대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8%인 상황에서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곳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빌려준 '담보한도초과대출'인 셈”이라며 "세입자 뿐만 아니라 집주인도 자금운용을 무리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입자라면 가장 먼저 '깡통 전세'를 피해야 한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이 90% 이상인 아파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등기부에 융자금이 전혀 없는 물건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금이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양을 받거나 낮아진 대출 금리를 활용해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체로 이사 수요가 적은 6~8월 여름 비수기에 기존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많이 나온다. 당장 입주 가능한 새 아파트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대안이 될 수 있다.'색안경'을 끼고 피하기 보다 입지와 분양가, 계약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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