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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속내, “임지섭, 이젠 투수 같이 던진다”
입력 2015-02-25 06:52  | 수정 2015-02-25 07:30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좌완 미래 임지섭(20)이 부쩍 성장했다. 장기 프로젝트의 시선을 두고 있는 양상문(54) LG 감독의 눈에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임지섭은 프로 2년차 신예다. LG에서는 소중한 좌완 선발 후보다. 190cm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150㎞ 강속구가 최대 강점이다.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던질 줄 안다. 꼭 LG가 아니라도 매력적인 투수다.
임지섭은 지난해 개막 2연전 선발투수로 깜짝 데뷔 승을 거둔 뒤 1년 가까이 1군 야인(?) 생활을 했다. 류택현 투수코치가 달라붙어 특별 관리를 하며 개인지도를 맡았다. 투구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투박한 원석이었기 때문. 전적으로 양 감독의 판단이었다.
지난해 양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뒤 임지섭은 아직 안 돼”라고 못 박았다. 장기적으로 키우겠다는 복안. 확실한 투구 매커니즘을 정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임지섭은 고된 개인 트레이닝 시간을 착실하고 성공적으로 해냈다. 올 시즌 강력한 5선발 후보다. 시즌 초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우규민과 사이판에서 재활 중인 류제국이 나서지 못할 경우 3~4선발도 가능하다.
임지섭은 최근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실전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신중론으로 일관하며 아직은…”이라며 말을 아꼈다.
양 감독의 진짜 속내는 어땠을까.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양 감독은 임지섭에 대한 은근한 신뢰를 드러냈다. 양 감독은 이제 투수 같지 않나요?”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렸다.

새로 정립된 투구 폼에 대한 말이었다. 기초가 부족해 들쭉날쭉 했던 투구가 아닌 안정된 투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가장 달라진 것은 제구력이었다.
양 감독은 임지섭이 예전에 나왔던 바운드 볼은 이제 거의 볼 수 없다. 지난해 제구가 되지 않아 상대에게 파악된 임지섭과는 다르다. 이젠 투수 같이 던지니까 그런 것”이라며 임지섭이 던지는 공은 같은 140㎞의 볼이라도 무게가 다르다. 상대 타자가 느끼기에 확실히 묵직한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섭은 흔들렸던 제구만 잡힌 것이 아니라 양 감독의 마음도 사로잡기 시작했다. 임지섭은 26일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양 감독 앞에서 다시 한 번 신뢰를 안겨 줄 무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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