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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기생수 파트1’ 인간과 기생충은 공존할 수 있을까
입력 2015-02-24 09:51 
사진=기생수 파트1 포스터
인간의 존재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탄탄한 원작 덕분에 가벼운 판타지에서 머무르지 않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MBN스타 정예인 기자] 영화 ‘기생수 파트1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생수 파트1은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간과 기생생물의 공존에 대해 그렸다.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기생 생물들은 ‘인간의 개체 수 줄이기를 목표로 지구에 당도했다. 기생 생물은 인간의 귀로 침투, 뇌를 지배한다. 이들은 자신의 영양 공급원인 인간의 피를 충당하기 위해 인간의 탈을 쓰고 주변인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그 와중에 한 기생 생물은 신이치(소메타니 쇼타 분)이 뇌를 뺏는데 실패, 그의 팔로 침투한다. 오른쪽 팔에 기생하게 됐기에 ‘오른쪽이(아베 사다오 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생물은 신이치와 공존을 선포한다. 이 장면이 주는 기묘한 감각은 인간이 자신의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데서 온다.

‘내 몸 속에 다른 생물이 살고 있다는 기이함은 여러 작품에서 다룬 소재다. ‘데이 컴 프롬 위딘(1975), ‘패컬티(1998), ‘슬리더(2008), ‘더 베이(2012) 등 외화에서 뿐 아니라 ‘연가시(2012) 등 우리나라에서도 기생충을 다뤘다. 이런 작품에서 접할 수 있는 감정은 ‘잔혹함이 아니라 ‘끔찍함이다.

‘기생수 파트1에서는 이런 끔찍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오른쪽이는 신이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하고 행동한다. 게다가 호기심이 많아서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며, 신이치가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반복되는 웃음 코드에 오른쪽이의 이미지는 기이함에서 깜찍함으로 변한다. 차츰 인간 사회와 자기 동족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오른쪽이는 결국 신이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더욱 인간 친화적으로 변화했다.

이쯤에서 ‘과연 인간과 기생 생물이 공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오른쪽이는 자신의 동족을 죽여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신이치는 기생 생물에 뇌를 지배당한 엄마의 목을 베야 했다. 신이치와 오른쪽이는 인간 세계와 기생 생물 세계, 그 중간에 섰다. 두 사람(?)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애쓸까, 혹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애쓸까.

기생 생물 집단의 수장 료코(후카츠 에리 분)의 질문이 작품의 전반을 관통한다. 그가 갖는 의문이야 말로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헤쳐가야 할 위험, 고뇌를 대변한다. 인간의 수가 반으로 줄면, 불타는 숲도 반으로 줄까.” 오는 26일 개봉.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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