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날카로운 말로 상대편의 급소 찌름을 비유하는 말. 복잡한 연예계 이슈들을 단 한마디로 정리해드립니다. 쓴소리든 풍자든 칭찬이든 이 짧은 문장으로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보세요. ‘사이다처럼 속 시원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가수 홍진영이 그립다. 정확히 말하면 가수로서 홍진영이 그립다. ‘사랑의 배터리 이후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특유의 애교 넘치는 매력으로 이름을 알리는 데에 성공했지만, 본업을 묻는다면 ‘글쎄올시다다.
홍진영의 대표하는 상품을 꼽는다면 노래보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남궁민과 가상 부부로 출연하며 교태 넘치는 행동과 콧소리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그는 예능인으로서 성공한 길을 걸었다. 가수 활동을 뾰족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애초 홍진영은 ‘포스트 장윤정을 표방하며 트로트로 승부수를 걸었다. 장윤정이 트로트계 새로운 젊은 기수를 자청하며 ‘어머나 ‘올레 ‘꽃 ‘짠짜라 등 여러 히트곡을 낳은 전철을 그대로 밟겠다는 계산이었다. 홍진영의 애교 섞인 비음을 잘 살린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트로트 가수로서 초석은 깐 셈이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가수로서 행보는 정체된 인상을 줬다. ‘흥부자 캐릭터를 앞세워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가수보다 예능인으로서 길 닦기에 몰입했다.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본업보다 부업에 빠져버린 모양새다.
‘우결에서는 더욱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스킨십은 물론 수위가 아슬아슬한 농담들도 서슴없이 행하며 ‘19금 캐릭터를 완성한 것. 권태기라는 남궁민의 말에 나 오늘 빨간 속옷 입었다”며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입에 경옥고를 넣고 나눠 먹을래?”라며 은밀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물론 농담이고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지만 트로트계에 신선한 피를 수혈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어긋난 것이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한다.
선정적 이미지 소비도 심각하다. 간드러진 목소리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등 홍진영의 강점이 ‘19금 입담과 만나니 고급스러운 이미지 대신 어딘가 모르게 ‘야한 느낌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채널을 틀 때마다 나오는 그의 선정적 느낌은 가수로서 홍진영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어냈다. 친근한 이미지와 다양한 노래들로 중장년층을 아우른 장윤정과 너무나도 다른 행보였다.
물론 가수로서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능 활동에 힘을 더욱 주며 자주 얼굴을 내비치다보니 방송인으로서 각인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잦은 출연으로 식상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건 한번쯤 짚어볼 만하다. 홍진영 자신도 되물어봐야 할 시점 아닐까. 초심을 기억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