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0일 넘도록 손자 얼굴 안 보여준 며느리, 이유가
입력 2015-02-20 09:19 

설을 맞아 고향인 서울에 가고 싶다는 30대 직장인 남편의 고민이 네티즌들 사이 화제다.
유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시댁과 처가, 서울과 부산'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그는 현재 직장 문제로 부산에 내려와 부산 토박이 아가씨와 결혼, 생후 200일 된 아기가 있다.
그는 "거두절미하고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설을 맞아 고향인 서울에 가야하는데 아내가 자꾸 시댁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
남편은 17일 저녁에 서울로 올라가 이틀밤을 자고 19일 저녁에 부산 처가댁을 가길 원하는 반면, 아내는 18일 아침에 가 19일 점심을 먹고 곧장 부산으로 내려와 친정집에 머무르길 바라고 있다.

그는 "서울 시댁에 가는 것을 아내가 꺼려해 아이가 태어난지 200일이 넘도록 서울 가족들과 친지 얼굴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자가용이 없어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가야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부모님과 친지들을 뵙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부산 처갓집의 경우 글쓴이의 집과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다 장모가 아기를 돌봐주고 있어 거의 매일 얼굴을 본다고 한다.
그는 "서로 시집 장가를 갔으면 그 집안의 가풍에 어느 정도는 맞추고 살아야하는데 아내는 그렇지가 않다”며 "상대적으로 만날 기회가 적은 서울 시댁에 이번 명절을 맞아 시간을 좀 더 할애하는 게 저만의 욕심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시댁이든 처가든 거리가 멀어 평소에 잘 못가던 곳에 명절을 맞아 시간을 좀 더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디 '가화만사성'은 "나도 여자지만 본가와 멀어 왕래가 힘든 남편을 위한 아내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희 시댁이 명절 때면 굉장히 힘들게 하는 편”이라며 "그래도 명절이나 생신 등 특별한 때 한번 가면 오는 시간 촉박하지 않게 하려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아이 엄마의 입장이지만 자주도 아닌 명절에 한두번 시댁 식구들 보는 것, 아내가 양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돌도 아직 지나지 않은 아기를 데리고 시댁에 가는 일이 힘들 뿐 아니라 시댁에 막상 가서도 일만 해야한다는 사실을 아내가 직감한 것일 수 있다며 아내 입장을 옹호했다.
아이디 'ㅎ'을 쓰는 네티즌 은 "솔직히 생후 200일이면 애 보는 것만으로도 지칠 때인데 시댁가서 일할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끔찍할 것 같다”며 "남편이 육아를 잘 돕거나 살림을 도와준다면 모를까 아내가 시댁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게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아내 입장에서 서울 사는 시부모가 주말을 이용해 관광 겸 부산에 내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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