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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온에어] 박경림 “‘두시의 데이트’ 막장 드라마 같아요”
입력 2015-02-18 11:06 
사진 제공=MBC, 디자인=이주영
당신에게 라디오는 어떤 의미인가요? 때로는 이동 중 무료함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때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치료제로, 때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체로 우리 삶 곳곳을 파고들고 있진 않나요? ‘M+온에어에선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아날로그 감성과 라디오 부스 속 얘기, 프로그램에 관한 울고 웃는 얘기들을 담아냅니다. 글자로 재탄생한 라디오 즐겨 보실래요? ‘온에어 불이 켜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안녕하세요.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

오후 두 시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독특한 목소리가 있다. 허스키하지만 정감 있고, 가끔 까끌거리지만 듣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이하 ‘두데) DJ 박경림이 그 주인공이다. 같은 시간대 유일한 ‘애 엄마 DJ로서 주부와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그에게 ‘두데 뒷얘기를 들어봤다. 푸근한 청취자들과 두 시간을 채워가는 일상 속에서 인간미가 넘쳐났다.



◇ 코너1. ‘두데 42년을 이어온 힘? ‘사람

‘두데는 42년을 이어온 장수 프로그램이다. 지난 1973년 4월 1일 초대 DJ 김기덕이 마이크를 쥔 이례로 지금까지 주병진, 임백천, 한동준, 이문세, 윤도현 등 수많은 DJ들이 활약하며 일명 ‘국민 라디오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박경림은 ‘두데 최초 여성 DJ라는 수식어를 달고 지난 2013년 6월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특유의 넉살과 친근감으로 청취자들과 소통했다. 그 사이에는 늘 ‘사람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두데를 듣는 분들은 그 시간에 다들 일을 하고 계세요. 직장인은 업무를, 주부는 살림을, 애 엄마는 육아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거든요? 그래서 ‘두데도 그 분들과 함께 살아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사람들 얘기를 최대한 많이 들으면서 웃고 울며 그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거죠.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끼리 이렇게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거예요.”

‘두데를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스스럼없이 ‘나눔이란 단어를 선택하겠다는 박경림의 말처럼 방송 2시간 속에는 사람 냄새가 그윽하게 배어 있었다. 그렇다면 주파수로 전하지 못한 ‘두데 부스 속 소소한 에피소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진 제공=MBC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박경림 ‘두데는 청취자와 시간 공유하는 방송”

Q. ‘두데를 ‘나눔에 비유한 이유는 뭔가요?

A. 청취자와 일대일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두데에는 얘기의 나눔, 웃음의 나눔, 감동의 나눔 등 다양한 ‘나눔이 있죠. 식사를 못한 분들에게 자장면을 보내주는 시간이 있거든요? 청취자는 왜 그 시간까지 밥을 못 먹었는지, 또 배달하는 분의 오늘 기분은 어떤지 전화를 걸어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식사도 대접하는 코너예요. 얘기도 듣고 밥도 주는 ‘나눔의 방송이죠. 하하.

Q. ‘두데만의 색다른 이벤트도 있었다죠?

A. 기념 특집으로 ‘걸어서 걸어서라는 코너를 했었어요. 실제 제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형식이었거든요? 이게 참 재밌는 게 제 앞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거예요. 어느 마트에 들어갔더니 제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기도 하고, 꽃집에 들어갔더니 다른 방송이 나와서 그대로 전파를 타기도 했죠. 또 제 방송을 듣던 분들이 직접 저를 보고 신기해하는 반응도 실렸어요. 사연을 보낸 분을 직접 찾아가면서 그 동네 주민들 인터뷰도 하고요. 정말 다이나믹 하더라고요. 꼭 한 번 다시 해보고 싶은 코너예요.

Q.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네요. 그럼 ‘두데를 노래에 비유한다면요?

A. 어떻게 보면 ‘두데는 ‘막장 드라마 같아요. 웃다가 울기도 하고, 재밌다가 확 감동도 오는 다이나믹 그 자체죠. 감정 기복이 강해서 전개 빠른 드라마 느낌이 난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막장 드라마계 거장인 ‘아내의 유혹 OST인 ‘용서 못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하하.

사진 제공=MBC


Q. 최근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뭔가요?

A. 상암 신사옥으로 이사 오자마자 방송 사고가 났어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방송 시작하기 10초 전에 컴퓨터가 꺼져버려서 오프닝 음악이고 뭐고 나갈 수 없게 됐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음악없이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라고 외쳐버렸어요. 노래도 못 나오니 옆에 있는 CD를 잽싸게 틀었고요. 와~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Q. 예전에 비해 관심이 줄어든 라디오, ‘두데도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A. 사실 라디오란 매체가 안 들으면 안 들었지, 한 번만 들을 순 없거든요? 중독성이 강해서. 그런데 그 한 번을 어떻게 듣게 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제일 좋은 방법은 입소문 아닐까 싶어요. 2년 가까이 ‘두데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 내 가족이 들어도 좋은 방송을 만들어야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정말 프로그램이 오래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에 관심을 갖게되지 않을까요?

Q. 그렇다면 DJ로서 꼭 이루고픈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A. 오프라인에서 ‘두데 가족을 더욱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번개팅, 공연 등으로 사람들과 가깝게 소통했으면 해요. 또 올해엔 선물도 더 많이 드리고 싶어요. 경기가 점점 어려워질수록 더 많이 나눠야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선물 많이 드리고 얘기를 들어주는 거니까요.

[DJ 박경림은 누구?] 지난 1998년 KBS2FM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뉴 논스톱 ‘멋진 친구들 ‘스타 서바이벌 동고동락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예능계를 단숨에 휘어잡았다. 또한 ‘박고테 프로젝트라는 앨범을 발매하고 ‘박경림의 사람 등 저서도 발간하며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서 성장했다. KBS라디오 MC상(2001),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2001), 골든디스크상 특별상(2002), MBC 연기대상 라디오우수상(2006) 등 여러 번의 수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2013년부터 2년째 ‘두데 안방마님으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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