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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언제 어색열매 뱉고 눈빛에 연기 담을까 ‘변화 시급’
입력 2015-02-18 11:03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패션왕부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너희들은 포위됐다 ‘블러드까지, 배우 안재현이 ‘어색열매를 맺은 게 틀림없다. 꾸준히 연기보단 이미지만을 강조하며 적잖은 실망감만 안기고 있다.

지난 16일 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가 첫 방송됐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삼았다는 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대세남 안재현의 주연작이라는 소식 역시 궁금증을 높였다. 호감형 외모에 훤칠한 키, 여전히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봐줄만한 예능감을 지닌 그였기에 그럴만했다.

그러나 일말의 기대감을 단 1편의 방송만으로 무너뜨려버렸다. 이도 재능이라면 재능일 것이다.

‘트와잇라잇 에드워드 컬렌을 능가할 만한 뱀파이어 비주얼은 단연 합격점이었다. 실핏줄이 보이는 하얀 얼굴에 여자보다 아리따운 외모 등이 뱀파이어를 표현한 다른 배우들에 비해 가장 돋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연기력이 이미지를 전혀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극 초반부터 어색열매를 먹고 등장한 듯한 안재현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연기를 이어갔다. 대사는 어색한데 눈빛만 강렬해 오히려 거리감만 높였다. 삶과 죽음의 중간에 있는 또 다른 존재”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손을 오글거리게 만들었고,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오그라든 손을 결코 펼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총에 맞는 장면은 고통을 느낀다기보다는 흥겨워 어깨춤을 추는 것과 같아 웃음만 터진다. 버럭 할 때도 소녀를 치료할 때도 심지어 껌을 씹을 때도 한결같이 어설퍼 앞으로 그가 ‘블러드를 어떻게 책임질지 새삼 걱정까지 들게 했다.

이는 비단 ‘블러드에서만이 아니었다. 출연작에서 모두 연기보단 이미지만을 강조하며 대중을 만나왔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시크한 남동생으로 등장, 탐나는 동생을 소화했지만 이 역시 이미지만 좋았다. 연기력을 평가하기에는 그의 비중과 대사가 턱없이 부족했다. 때문에 자칫 연기와 인기 모두 잡은 것 같은 착각을 들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별에서 온 그대 속 안재현은 잊을 만하면 등장해 인사하는 그런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도 신비주의 그 자체였기에 전작에서의 시크한 이미지의 연속이었다.

첫 스크린 데뷔작 ‘패션왕에서도 신주환, 김성오, 민진웅보다 돋보이지 않는 존재감으로, 그저 이미지적으로만 원호 역을 소화해냈다. 원호는 모든 게 완벽한 기안고 황태자다. 그래서 이미지 상 귀티나는 안재현에게 딱 어울리는 맞춤복과도 같았다. 때문에 캐스팅 당시 원작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웹툰을 찢고 나온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막상 베일을 벗어보니 신주환과 김성오, 민진웅이 웹툰을 찢고 나온 캐릭터였고, 안재현은 늘 보여 왔던 시크한 이미지를 스크린까지 가져온 셈이었다. 원호라는 옷 만입은 안재현이나 다름없었고 이번에도 연기가 아닌 그놈의 눈빛에만 힘을 실었다.

첫 영화 ‘패션왕에 이어 오는 3월14일 중국에서 ‘웨딩다이어리가 개봉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웨딩다이어리는 ‘웨딩바이블로 제목이 알려졌던 작품으로, 완벽한 결혼을 향한 네 남녀의 엇갈린 운명, 갈등과 화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완성해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안재현은 유인나 외에 대륙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직 뚜껑을 열진 않았지만 작품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관심을 만족으로 바꿀지, 늘 그랬듯 실망감을 안길지는 안재현의 연기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연기가 한번에 눈에 들어오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 ‘블러드는 이제 시작이라 앞으로 안재현의 연기 방향이 수시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는 이미 적절하니 이를 뒷받침할 연기력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스틸, 블러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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