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조 규모 KT렌탈 빅딜 막전막후
입력 2015-02-17 16:33  | 수정 2015-02-17 17:42
롯데그룹이 KT렌탈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1조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반전의 명수로 꼽히는 롯데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이 이번 인수전에서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렌탈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16일 저녁 롯데그룹 측과 단독 회동을 했다. 세부적인 인수 조건과 가격조정 변수를 합의하기 위한 모임이다. 롯데그룹 측 인수 주체는 롯데쇼핑이다.
IB 관계자는 KT 측에서 별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격적으로 롯데그룹과 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처럼 롯데 측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불과 지난주만 해도 롯데의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달 28일 본입찰 때 롯데가 제출한 입찰가는 7000억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이후 2주가량 진행된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매각 방식) 과정에서 나머지 인수 후보들은 9000억원대로 입찰가를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롯데 측은 8000억원대 후반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롯데 측 인수 의지는 낮게 평가됐고 CS 측에서 주요 대기업 고객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롯데를 추가협상대상자 명단에 올렸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16일 오전 마감된 2차 본입찰 때 롯데는 전격적으로 1조원을 웃도는 가격을 써내며 타 후보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본입찰 때 최고가를 써냈던 것으로 알려졌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1조원을 밑도는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의 M&A 승부사 기질과 정보력은 시장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일례로 2012년 하이마트 인수전 당시 롯데 측은 MBK파트너스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주고도 치열한 정보전 끝에 전세를 역전시켜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 측이 1조원이 넘는 입찰가를 제시한 배경에는 그룹 내 관광사업, 쇼핑, 카드 부문과 자동차 렌탈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인수 자문사 측에서는 KT렌탈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1000억원 안팎으로 산출했지만 롯데그룹 M&A실 자체적으로는 500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전망이 막판 1조원을 베팅하는 결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또 다른 인수 후보 측 인사는 롯데그룹이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었던 점도 과감한 베팅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