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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의 높은 벽…촉망 받던 휼만드의 쓸쓸한 퇴장
입력 2015-02-17 12:13 
독일 언론은 17일(한국시간) 마인츠가 성적 부진으로 강등 위기에 몰리자 카스페르 휼만드 감독(사진)을 경질한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사진=마인츠 공식 홈페이지 캡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덴마크 출신 젊은 감독은 지도자 인생의 첫 쓴 맛을 봤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까지 진출한 그는 9개월 만에 마인츠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성적 부진 앞에 더 이상 생명줄을 이어갈 수 없었다. 독일 언론 ‘키커 ‘빌트는 17일(한국시간) 휼만드 감독의 경질을 잇달아 보도했다. 마인츠는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으나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명망 높고 촉망 받던 젊은 지도자의 쓸쓸한 퇴장이다. 휼만드 감독은 2011-12시즌 노르셸란의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되자마자 덴마크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무승부를 하기도 했다. 지도력을 인정 받으며 2012년 덴마크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때문에 지난해 5월 토마스 투헬 감독의 후임으로 선택 받았을 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휼만드 감독으로서도 보다 큰 무대에 나가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였다. 투헬 감독의 도전적인 공격적인 축구 속에 마인츠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7위에 오르는 등 아우크스부르크와 함께 가장 떠오르는 팀으로 꼽혔다.
계약기간도 3년이었다. 하지만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었다. 휼만드 감독은 한 시즌도 마치지 못하고 마인츠를 떠났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여섯 번째 옷을 벗는 감독이 됐다.
함부르크 SV, 샬케 04, 베르더 브레멘, 슈투트가르트, 헤르타 베를린에 이어 마인츠도 성적 부진을 이유로 칼을 뺐다.
마인츠는 휼만드 감독 체제에서 웃는 날이 많지 않았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기대를 갖고 출전한 UEFA 유로파리그에서 허무하게 미역국을 먹었다. 3차 예선에서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그리스)에게 1,2차전 합계 2-3으로 패한 것. 더 큰 충격은 일주일 뒤 가진 DFB 포칼 1라운드였다. 3부리그 팀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분데스리가가 개막도 하기 전에 UEFA 유로파리그 및 DFB 포칼에서 짐을 쌌다. 분데스리가만 남았으나 그마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4라운드까지만 해도 2승 2무로 상위권에 오르며 좋은 흐름을 타는가 하더니 지난해 10월 26일 볼프스부르크전 0-3 완패 이후 9경기 연속 무승(4무 5패)의 부진에 빠졌다.

겨울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한 후반기에서 파더보른과 첫 판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하노버와 1-1로 비기더니 하위권의 헤르타 베를린, 도르트문트에게 연패하며 강등 위기에 몰렸다. 자동 강등되는 17위 헤르타 베를린과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브레이크를 모르는 마인츠의 최근 페이스(1승 5무 7패)라면 절대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니다.
프로는 성적이다. 그렇게 판단한다면 휼만드 감독과 마인츠의 잘못된 만남이다. 분데스리가 강등까지 이어질 경우, 마인츠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어렵다.
마인츠는 휼만드 감독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였다. 투헬 감독과 결별한 지 4일 만에 휼만드 감독과 계약을 마쳤다. 투헬 감독이 이전부터 떠날 의사를 피력하긴 했으나 일사천리로 진행된 건 사실이다.
크리스티안 하이델 단장은 휼만드 감독에 대해 우리가 찾던 새 감독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프로의식과 세심함을 갖춘 지도자로 공격축구를 지향한다. 투헬 감독의 성공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그 확신은 틀렸다. 공격축구(21경기 27득점)도 기복이 심했다. 성공과는 꽤 거리가 먼 행보였다. 좋은 지도자이긴 하나 휼만드 감독의 첫 빅리그 도전은 높은 벽에 부딪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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