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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양키스맨’ 박효준 “미국에 ‘괴물’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①
입력 2015-02-16 06:21 
‘양키스맨’ 박효준은 이제 메이저리거라는 더 큰 꿈을 마주보기 위한 출발선에 서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박효준(19)은 지난해 여름 뉴욕 양키스와 입단 계약을 맺으며 한국 야구계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 최초 양키스 신인 입단 선수라는 타이틀은 많은 야구팬들로 하여금 기대를 갖게 했고, 팬들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그의 성공을 기원했다.
해가 바뀌고 2015년. 이제 막 고등학생 신분을 떼고 성인이 된 박효준은 지난 15일 출국해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앞두고 있다. 3~4년 후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나 양키스 입단까지의 이야기와 미국 생활,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될성부른 나무 박효준, 양키스 선수가 되기까지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한 박효준에게 야구는 최고의 놀이였다.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공부를 워낙 싫어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했던 개구쟁이 초등학생” 박효준은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박효준은 야구를 시작했을 시점부터 쭉 내야수로만 나섰다. 2루와 유격수를 같이 봤다. 어렸을 때부터 ‘잘 맞히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로 통했다. 주위에서 하나같이 성공 가능성이 크다, 잠재력이 많다”는 평가를 내린 것은 당연했다.
박효준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장타력. 호리호리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장타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1학년 3할4푼9리였던 장타율은 2학년 때 5할5푼7리, 3학년 때는 8할2푼4리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장타력이 없고 잘 맞히는 선수, ‘수비 잘하는 선수 정도의 평가를 받았던 박효준은 장타력이 늘면서 ‘공격, 수비 전체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됐다.
어렸을 때는 메이저리그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던 박효준이 미국 진출의 꿈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박효준을 찾아와 들여다보고 긍정적인 평을 내놓기 시작하던 시점이다.
박효준이 지난 7월 뉴욕 양키스 입단식에서 웃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다만 그 때부터 미국을 꿈꿨던 그에게 국내 구단들의 국내 잔류 설득은 떨치기 힘든 유혹과도 같았다. 야탑고 재학 3년 동안 총 69경기에 출장, 타율 3할5푼5리 7홈런 60타점 76안타 62득점 37도루 장타율 6할7리 출루율 5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탈 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니 국내 구단들이 ‘박효준 영입작전을 펼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국내 구단들이 설득을 정말 많이 했었다. 그래서 나도, 우리가족도 많이 흔들렸고 선택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한국에 남아서 한 3~4년 잘했을 때 ‘미국 가볼걸... 후회가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되기 싫었다. 그리고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미국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선택했으니 이제는 내가 하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신중하게 선택한 미국행, 그가 지금 속해 있는 곳은 최고의 명문구단 양키스다. 지금까지 바로 양키스로 간 선수가 없어 처음이라는 자부심도 있고, 양키스라는 자부심도 있다. 양키스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더욱 영광이다.”
양키스 입단 전후로 박효준에 대한 관심은 부쩍 증가했다. 언론에서는 많은 양의 기사를 쏟아냈고 이에 비례해 팬들의 관심도 증가했다. 박효준은 기사를 챙겨보고 간간이 댓글도 읽어본다. 나는 그런 게 재미있다.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다 이해가 된다. 인상 깊었던 댓글도 있었다. 욕하는 댓글들을 저장해놓고 나중에 힘들 때 그거 보고 이 악물고 하라는 글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지만 말이다.”
교육리그에서 나도 밀리지 않는 것을 확인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교육리그 경험,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
지난해 여름 양키스 입단 이후 가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박효준이 얻은 것은 자신감. 큰 소득이었다.
박효준은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갔는데, 가서 같이 운동하다 보니까 되게 재밌고 역시 운동 환경이 매우 좋았다”면서 이제 해보니까 다들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지 않나.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엄청난 ‘괴물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다. 평균적으로는 미국 수준이 높은 것 같지만 그건 평균이고, 잘하는 선수들을 비교하자면 한국에서 상위 지명된 선수들이 나은 것 같다. 거기(미국) 선수들은 확실히 힘이 좋은데, 나도 거기서 밀리지 않아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장타력을 갖춘 그의 ‘반전매력에 놀란 것은 양키스 코치들도 마찬가지였다. 딱 봤을 때 왜소해 보이지 않나. 코치들도 사람이니까 당연히 외모를 보고 힘이 좀 부족할 것 같다고 평가를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연습 배팅 때 계속해서 홈런을 치니까 놀란 것 같았다. ‘힘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 수비도 나이에 안 맞게 잘한다고 칭찬해줬다. 다들 칭찬을 많이 해준다.”
또 유격수 경쟁자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고. 언론에서도 어디서 온 어떤 선수가 유격수로 엄청 돈을 많이 받고 왔다 했지만 막상 가보니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3루나 1루를 보고 있는 등 포지션이 달랐다. 그래서 유격수로서 라이벌은 2~3명 정도인 것 같다.”
미국 가기 전 걱정했던 것보다 적응도 쉽게 잘해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언어 문제도 사람들의 말을 다 알아듣고 의사표현을 할 정도로 기본이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 선수들도 전혀 경계하지 않고 먼저 다가와 줬다고 한다. 남미 쪽 친구들은 툭툭 치는 편인데 이런 것도 잘 맞아서 친해졌다. 특히 2루수 중에 고스케라고, 미국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 선수가 있는데 같은 아시아 선수라는 유대감이 있어서 그런지 많이 챙겨줬다. 함께 성공하고 싶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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