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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삶의 서글픔까지 담았다, 인간냄새 나는 밴드 웁스나이스
입력 2015-02-14 16:55  | 수정 2015-02-21 01:42
1위부터 50위까지, 가수들의 인지도는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음원차트에 의해서 정의되고 있습니다. 음원차트 상위권에 보이지 않더라도 어느 곳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넘쳐납니다. 지금도 자신의 음악을 진행 중인 뮤지션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지난 1년이 제가 30년 살아온 날들보다 더 힘들었다”

2012년 아시아 비트 코리아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인디 신인 개발 프로젝트인 ‘K루키즈 1등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던 웁스나이스가 첫 EP를 ‘위아(WE ARE)를 발매하고 돌아왔다.

앨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EP는 웁스나이스를 그대로 보여주는 의미가 강하다. 원년 멤버인 보컬 마호, 기타의 이성풍을 제외한 베이스 최용준, 건반 임호재, 드럼 강청춘이 합류된 후 제대로 내는 앨범이다. 본인들의 활동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내놓은 욕심 없는 앨범이다.

별 뜻 없이 내는 앨범이다. 이전에 내놓은 싱글은 지금 멤버들과는 상관이 없었다. 멤버들도 구성했고 ‘이번에 시작이다라는 생각으로 내놓았다.”(마호)

타이틀곡인 ‘달바다는 몽환적인 멜로디와 철학적이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마호가 잠자며 꾸었던 꿈의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냈고 이를 함축적으로 앨범 재킷으로 풀어냈다. 삶을 마감하기 위해 바다로 향하던 이가 바다에서 본 인어에게 마지막을 맡긴다는 내용이다. 쉽지 않은 가사대로 철학적의미를 담아냈다.

가사 내용이 바로 이해되긴 힘들다. 삶을 마감하려 했을 때 환상 속 무언가를 보고 마지막을 맡긴다는 이야기다. 가사를 다시 읽어보니 삶을 이야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인상은 어디론가 흘러가게 된다는 것.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마지막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마호)

사실 이번 웁스나이스의 앨범은 2013년 말이나 작년 초에 나오는 게 딱 맞아 떨어지는 계획이었다. ‘K루키즈는 선정 팀에게 앨범 제작을 지원해주는데 제 작년 우승팀인 웁스나이스는 1년이 훨씬 지나서야 앨범을 내놓게 됐다.

사실 최종 우승을 하면서 소속사와 계약을 했다. 근데 회사랑 음악적인 부분이 안 맞고 계속 마찰이 생기면서 앨범을 못 내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 아예 계약이 끝났다. 완전히 정리돼서 그 당시 작업해놓은 앨범을 내놓게 됐다.”(이성풍)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웁스나이스 멤버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당시에 열심히 만들었던 곡들이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멤버들의 나이도 들었고 음악적인 트렌드도 바뀌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겪고 나온 앨범이기 때문에 멤버들의 애착은 더욱 컸다. 마호와 강청춘은 음원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된 자신의 곡들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때만 해도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처음으로 멤버들이 모여서 뭔가를 만들었기 때문에 다 아끼는 노래들이었다. 그래서 제 때 보여줬으면 더 만족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음악을 하는 한 죽을 때까지 가장 아쉬울 것 같은 앨범이다.” (강청춘)

우리가 대중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회사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 와중에 회사와 손을 잡았지만 표현해야만 하는 게 생겼다. 잘 모르는 감정을 표현해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음악을 왜 하고 싶어 했는지, 해야 되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다.”(임호재)

지난 1년이 제가 30년 살아온 날들보다 더 힘들었다.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나왔기에 값진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마호)

멀고 먼 길을 돌아왔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열정은 커졌고 멤버들끼리도 티격태격하지만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멤버 마호가 네 명의 남자를 컨트롤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저작권료도 밴드 이름으로 받고 여러 밴드를 겸하는 다른 그룹들과는 달리 웁스나이스에만 집중하는 게 그룹의 불문율이 됐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웁스나이스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연 대회를 통해서 싱가포르, 몽골, 러시아까지 록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웁스나이스는 해외 활동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 시작으로 오는 3월 발매 예정인 싱글은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 두 가지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밴드로 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수요자보다 공급자가 더 많다 보니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다. 수익을 내려면 방송에 나가고 스타가 되어야 살아남는 시스템이다. 그럴 해낼수 잇는 팀이 많으면 좋지만 많이 없다. 그래서 그 안에서만 만족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외국어 버전의 앨범을 준비 중이다.”(이성풍)

해외에서 공연을 해보니 우리나라랑 환경, 인식 자체가 다르다. 아직까지도 국내에선 록밴드는 시끄럽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또 당시 유행하는 음악이 모든 밴드의 음악처럼 비춰지고 획인화 된다. 외국은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인식에서도 차이가 느껴졌다.”(최용준)

물론 해외 활동에 앞서서 기본은 국내 활동이다. 그것도 꾸준히. 최근 발매한 EP에 이어 3월, 4월에 싱글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고 매주 공연도 계속 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웁스나이스를 알릴 생각이다. 개구리가 더 멀리 점프를 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듯이 웁스나이스에게 지난 1년은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더 멀리 높이 날아갈 웁스나이스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가사나 멜로디를 쓰는데 자기 인생의 소스가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의 음악은 서글픔이 있다. 한 번은 음악적 스타일을 정해서 작업을 했는데 세 번 다 실패했다. 그 때 알았다. 저희는 음악이 좋아서 한 게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하는 밴드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인간 냄새나는 밴드로 불러달라.”(강청춘, 마호)

대중적이라는 게 모두 각자 다른다고 생각을 한다. 이 다섯 명이 좋아하는 대중성이라는 게 좋은 부분을 배려해서 앨범을 냈는데 우리 음악을 모두가 다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으로 공감을 했나, 덜 공감했나가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음악을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임호재)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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