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 전세가 1월 초 7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7억5000만~8억원까지 오갑니다. 매물이 없어 나오면 바로 계약됩니다. 전세 대신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물건들도 상당한데 전용면적 84㎡ 시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10만원, 220만원 정도입니다.”(잠실사랑공인중개사사무소)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강동구 고덕지구 등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금 상승을 부추긴 영향이 컸다. 날뛰는 전세금을 잡을 묘책은 없어 전세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보다 0.26% 올라 4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가 0.77%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서 0.61%, 강동 0.44%, 광진 0.30%, 노원 0.29%, 동작 0.29%로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부동산114 시세 기준으로 1.06% 올라 최근 10년래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도 지난해 12월 70%를 넘어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전세금 상승률은 10%를 넘어서면서 사상 초유의 전세금 폭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 잠원동 신반포청구가 일주일 새 1000만~35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반포한양과 신반포5차 등의 재건축 이주가 더해지면서 전세금을 끌어올렸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 전세금은 호가가 11억~12억원까지 올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워낙 전세금이 높아 반전세 물건만 있다”며 전세금이 1년 새 1억원 올라 2년 전 계약자는 2억원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서는 화곡동 우장산 아이파크, e편한세상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강동은 재건축 이주수요 여파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고덕주공2·4단지와 명일동 삼익1차도 이주에 나서면서 인근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최근 2000만원 안팎 올라 4억5000만원까지 오간다.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1400가구)도 오는 3월 이주를 앞두고 주변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올렸다. 주공2단지 세입자들이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는 전세 보증금이 1억~2억원대여서 주변 재건축 단지나 다세대·연립주택, 경기도 외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개포1단지·4단지에 대기를 걸어뒀다 전세 물건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계약하고 있다”며 재건축 단지 전세금은 웬만해서는 오르지 않는데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가을보다 4000만~5000만원 뛰었다”고 말했다. 개포4동 다세대·연립주택 전용면적 22~30㎡는 지난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45만원 선이었지만 월세가 5만~10만원 정도 오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학군 수요가 꾸준한 대치동 은마도 전세금이 초강세다. 전용면적 76㎡ 전세금이 최근 4억7000만원까지 오르면서 5억원을 넘보고 있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 전세금은 지난해 10월 중순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말 최고가인 9억5000만원을 찍었다. 이달에도 9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융자가 거의 없고 확장형인 전세금은 9억~9억5000만원에 달한다. 치솟는 전세금이 매매가를 밀어올리자 전세 재계약을 할지 매매로 전환할지 고민하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잠실도 전세금이 고공행진 중이다. 잠실엘스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 평형대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세금이 2년 전만 해도 5억원 초반대였으나 지금은 6억5000만~7억원 선에서 거래된다”고 밝혔다. 부동산랜드 관계자도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59㎡ 전세금이 5억2000만~5억6000만원, 전용면적 84㎡는 6억3000만~6억7000만원 선”이라며 2년 전만 해도 각각 4억5000만~4억7000만원, 5억3000만~5억7000만원이었다”고 전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수로 전환하면서 강북에는 모처럼 매매전환 바람도 불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라이프공인 관계자는 전세금이 오르면서 매매가도 올랐는데 이달에는 매매거래를 10건 이상해 모처럼 경기가 좋다”며 전세난이 심해지는데 금리가 낮아 이참에 그냥 집을 사자는 전환수요가 가세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인근 청구아파트 전용 84㎡ 전세금은 3억3000만~3억5000만원, 매매가는 4억6000만원 안팎이어서 전세금에 1억원을 보태면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을 해소할 대안이 절실하다고 진단하면서도 대안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가 전세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상한가 폐지 등 제도적으로 할 만한 대책은 이미 다 실행 중”이라며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매매 거래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전세난을 잡기 위한 마지막 대안”이라고 밝혔다. 또 다주택 소유자들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율을 완화해주면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전세금을 잡기는 어렵다”며 매매가와 전세금 격차가 좁혀지자 매수 전환 움직임이 늘고 있는 만큼 세입자들이 매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한 유인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처분 단계에 접어든 단지의 추가분담금 문제 때문에 이주 시기를 조정하기 쉽지 않다”며 부동산3법 국회 통과로 향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단지가 늘어나는 만큼 선(先)이주를 통해 사전에 이주 수요를 분산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임영신 기자 / 신수현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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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강동구 고덕지구 등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금 상승을 부추긴 영향이 컸다. 날뛰는 전세금을 잡을 묘책은 없어 전세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보다 0.26% 올라 4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가 0.77%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서 0.61%, 강동 0.44%, 광진 0.30%, 노원 0.29%, 동작 0.29%로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부동산114 시세 기준으로 1.06% 올라 최근 10년래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도 지난해 12월 70%를 넘어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전세금 상승률은 10%를 넘어서면서 사상 초유의 전세금 폭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 잠원동 신반포청구가 일주일 새 1000만~35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반포한양과 신반포5차 등의 재건축 이주가 더해지면서 전세금을 끌어올렸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 전세금은 호가가 11억~12억원까지 올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워낙 전세금이 높아 반전세 물건만 있다”며 전세금이 1년 새 1억원 올라 2년 전 계약자는 2억원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서는 화곡동 우장산 아이파크, e편한세상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강동은 재건축 이주수요 여파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고덕주공2·4단지와 명일동 삼익1차도 이주에 나서면서 인근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최근 2000만원 안팎 올라 4억5000만원까지 오간다.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1400가구)도 오는 3월 이주를 앞두고 주변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올렸다. 주공2단지 세입자들이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는 전세 보증금이 1억~2억원대여서 주변 재건축 단지나 다세대·연립주택, 경기도 외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개포1단지·4단지에 대기를 걸어뒀다 전세 물건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계약하고 있다”며 재건축 단지 전세금은 웬만해서는 오르지 않는데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가을보다 4000만~5000만원 뛰었다”고 말했다. 개포4동 다세대·연립주택 전용면적 22~30㎡는 지난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45만원 선이었지만 월세가 5만~10만원 정도 오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학군 수요가 꾸준한 대치동 은마도 전세금이 초강세다. 전용면적 76㎡ 전세금이 최근 4억7000만원까지 오르면서 5억원을 넘보고 있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 전세금은 지난해 10월 중순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말 최고가인 9억5000만원을 찍었다. 이달에도 9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융자가 거의 없고 확장형인 전세금은 9억~9억5000만원에 달한다. 치솟는 전세금이 매매가를 밀어올리자 전세 재계약을 할지 매매로 전환할지 고민하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잠실도 전세금이 고공행진 중이다. 잠실엘스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 평형대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전세금이 2년 전만 해도 5억원 초반대였으나 지금은 6억5000만~7억원 선에서 거래된다”고 밝혔다. 부동산랜드 관계자도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59㎡ 전세금이 5억2000만~5억6000만원, 전용면적 84㎡는 6억3000만~6억7000만원 선”이라며 2년 전만 해도 각각 4억5000만~4억7000만원, 5억3000만~5억7000만원이었다”고 전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수로 전환하면서 강북에는 모처럼 매매전환 바람도 불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라이프공인 관계자는 전세금이 오르면서 매매가도 올랐는데 이달에는 매매거래를 10건 이상해 모처럼 경기가 좋다”며 전세난이 심해지는데 금리가 낮아 이참에 그냥 집을 사자는 전환수요가 가세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인근 청구아파트 전용 84㎡ 전세금은 3억3000만~3억5000만원, 매매가는 4억6000만원 안팎이어서 전세금에 1억원을 보태면 바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을 해소할 대안이 절실하다고 진단하면서도 대안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가 전세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상한가 폐지 등 제도적으로 할 만한 대책은 이미 다 실행 중”이라며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매매 거래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전세난을 잡기 위한 마지막 대안”이라고 밝혔다. 또 다주택 소유자들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율을 완화해주면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전세금을 잡기는 어렵다”며 매매가와 전세금 격차가 좁혀지자 매수 전환 움직임이 늘고 있는 만큼 세입자들이 매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한 유인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처분 단계에 접어든 단지의 추가분담금 문제 때문에 이주 시기를 조정하기 쉽지 않다”며 부동산3법 국회 통과로 향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단지가 늘어나는 만큼 선(先)이주를 통해 사전에 이주 수요를 분산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임영신 기자 / 신수현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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