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아車도 ELS 첫 녹인…3개 상품서 원금손실 발생
입력 2015-02-14 04:02 
지난해 말 현대차에 이어 이달 들어 기아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이 처음으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3개월 만에 주가가 다시 15만원대로 내려간 현대차도 현재보다 10%가량 더 하락하면 ELS 원금 손실 가능액이 1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주를 기초로 발행된 ELS에서 잇달아 손실이 예상되면서 종목형 ELS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한화투자증권 ‘한화스마트 ELS 1322호, 유안타증권 ‘동양MYSTAR ELS 2265호, 신한금융투자 ‘신한투자 ELS 5174호 등 3개 ELS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기준)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3개 ELS 모두 기아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는데 9일 종가 기준 기아차 주가가 4년3개월 만에 최저치인 4만3200원까지 하락하면서 녹인이 발생한 것이다. 3건의 ELS 합계 발행액은 17억7500만원, 예상 원금 손실 추정액은 약 8억원 규모다.
한화스마트 ELS 1322호는 2012년 4월 27일 기아차 주가 8만700원에서 발행됐다. 녹인가격이 발행가격의 55%인 4만4385원이었는데 기아차 주가가 이를 하회하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것이다. 3년 만기로 발행된 한화스마트 ELS 1322호와 동양MYSTAR ELS 2265호는 만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주가가 현재보다 10%가량 낮은 4만원까지 하락하면 추가로 ELS 9건이 원금 손실 구간으로 접어들게 된다. 발행액 기준 34억원, 예상 원금 손실액 기준으로 15억원가량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기아차 주가가 3만원까지 내려가면 누적 원금 손실 가능액은 약 25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4일 처음으로 ELS 녹인이 발생한 현대차 역시 불안하다. 현대차 주가가 지난 9일 약 100일 만에 다시 15만원대로 하락하면서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추가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주가가 현재보다 10%가량 낮은 14만원까지 내려가면 누적 원금 손실 가능액은 약 1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5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가 15만1000원까지 내려가면서 발행액 기준 약 102억원 규모 현대차 ELS가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갔다. 만기까지 대부분 1년 이상 남아 있어 원금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대부분 ELS 만기 수익상환 기준이 발행 당시 기준가격의 85% 수준인 만큼 한번 녹인이 발생하면 원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차는 발행가격 25만원 기준 약 21만원, 기아차는 발행가격 7만원 기준 약 6만원 이상으로 주가가 회복돼야 만기 수익 상환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 주가는 연말연초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발표에도 불구하고 1월 중순 이후 내리막길이다.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 부진 등의 이유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1월 하순부터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기관의 매도세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품질이나 가격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힘들어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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