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블루칩인터뷰] 홍승휘 “‘미생’ 홍대리, 안 유명해졌어도 괜찮아”
입력 2015-02-12 13:59  | 수정 2015-02-19 01:30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미생 홍대리로 출연했던 신인 배우 홍승휘입니다. 제 생애 첫 인터뷰입니다! 정말 영광이에요. 지금 심정이요? 엄청 신나고 떨리죠. 인터뷰 하러 오면서도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걱정도 되고, 긴장도 많이 했답니다. 그냥 솔직하고 자유롭게 제 얘기를 하면 된다고 하시니, 진짜 그냥 제 얘기를 하려고요. 어쩌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하게 된 것부터 tvN ‘미생의 ‘불꽃 뒤태 홍대리가 되기까지, 저도 나름 스펙타클하게 살아서 심심하진 않으실 거에요.(웃음)


◇ ‘미생에서 혼자만 화제 안 됐다고? 괜찮아요~

제 이름이 처음으로 기사가 난 게 tvN 드라마 ‘미생이에요. 그러니 ‘미생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사실 ‘미생에 합류하게 된 건 순전히 ‘유학파라는 것 때문이었어요. 제가 중학교 졸업하고 바로 미국에서 공부했어요. 그만큼 영어는 조금 수월하게 하는 편인데, 마침 ‘미생이 무역회사가 배경이다 보니 제2외국어를 하는 연기자를 뽑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영어 대사를 갑자기 시키셔서 정말 있는 말, 없는 말 지어가면서 진땀을 흘렸어요. 감독님께서 ‘제스처는 외국에서 좀 살다 온 애 같다고 합격시켜 주셨고요. 그리고 대사도 있었답니다.(웃음) 그런데 며칠 뒤에 제가 봐도 ‘영어 정말 잘 하신다는 생각을 할 정도의 연기자가 나타났어요. 감독님께서 그 분을 보고 ‘영어 정말 잘 한다고 칭찬을 하셨는데, 그 분께서 하는 말이 ‘아리랑TV 일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그 분이 결국 영어 대사를 하시게 됐죠. 제 앞에 너무나도 강력한 분이 나타나셔서 결국.(웃음)

‘미생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화제가 됐죠. 가끔 ‘혼자 화제가 안 돼서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곤 해요. 하지만 제가 제대로 시작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미생이잖아요.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이 정말 좋았고요. 지금도 정기적으로 만나서 수다를 떨 정도로요. 물론 욕심이 없진 않았지만 작품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어요. 저는 앞으로 잘 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요. 별로 질투나 이런 건 없었어요.
사진제공=홍승휘 인스타그램

‘미생은 촬영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배웠어요. 김원석 감독님이 정말 디테일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도 뭔가 디테일하게 해야 할 것 같아서, 비록 앵글에는 많이 잡히지 않았지만 나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웃음) (강)하늘이와 (오)민석이 형이 감독님 디렉팅을 곧바로 해내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고요. 촬영장의 대기 시간이 워낙 오래되다보니 각 팀의 대기실에 자주 놀러갔는데, 배우 형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연기는 어떻게 하는지 같은 얘기들을 들으면서도 참 많이 배웠죠.

철강 팀의 호흡이요? 아으 진짜.(웃음) 말해 뭐 하겠어요. 네 명이 다 흩어져 있다가 신이 끝나면 가운데 테이블에 우르르 몰려서 막 수다 떨고, 신이 시작되면 다시 우르르 흩어지고 그랬어요.(웃음) 특히 신다인으로 나온 박진서 누나와는 호흡을 맞출 일이 많았어요. 강 대리(오민석 분) 형과 하늘이가 연기를 할 때 진서 누나와 저는 뒤에서 ‘이렇게 해보자며 열정을 불태웠죠. ‘디테일한 불꽃 뒤태 연기였어요.(웃음)


◇ 연기의 일등공신은 항상 ‘친구?

앞서 잠깐 얘기했지만 제가 미국 뉴저지주립대학교를 휴학 중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꿈이 없었어요. 세상을 좀 보러 미국을 간 거죠. 대학교 진학 후에는 제가 뭘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럴 시기에 룸메이트가 한국인이었는데, 그 친구가 자신의 삼촌이 한 엔터테인먼트의 캐스팅디렉터인데 제 사진을 보여줬더니 저를 데려오라고 했다는 거예요.

친구가 전화로 ‘할래?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그 때 친구의 말이 기억이 남아요. ‘너는 인생에 총 세 번의 기회가 오는데, 너는 첫 번째 기회를 거절한 거다라는 말이요. 그걸 듣고 ‘딱 꽂혔죠. 그래서 한 번 봤는데 그 쪽에서도 다행히 저를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직 학교가 안 끝나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어요. 가만히 고민을 하다가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랬는데 저희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학교가 이화여자대학교 밖에 없는 거에요.(웃음) 신청은 했는데 8명 뽑는데 9번째로 제가 지원하는 바람에 아쉽게 떨어졌어요. 여대를 다닐 절호의 기회였는데.(웃음)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연기를 가장 처음으로 한 기억은 고등학교 때 길거리캐스팅으로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한 거예요. 진짜 잠깐 나오는 역이었는데, 그걸 하면서 ‘어, 이런 게 있나?싶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는데 당연히 안 된다고 하셨죠.(웃음) 그냥 지나가는 바람인줄 아셨던 거예요. 저도 고분고분 마음을 접었어요. 그런데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생기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운명 아닐까 싶었죠. 그래서 부모님께 다시 한 번 정식으로 말씀 드려서 허락을 받고 학교 휴학을 했어요. 그 길로 귀국해서 연기학원을 다니고, 공부하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구 덕분에 운명이 바뀐 거라고 할 수 있죠. 고맙다, 친구야.(웃음) 그리고 연기 시작할 무렵 함께 연습했던 친구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가 정말 어색하고 못할 때였는데, 다른 한 친구가 연극영화과 출신이었거든요. 그 친구 보면서 ‘연기가 저런 거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 때 경쟁심이 일었죠. ‘내가 얘는 잡아야지 싶은 거예요. 경쟁 심리 때문에 엄청 열심히 하게 됐죠. 그러다 몇 개월 지나고 선생님이 저를 부르셔서 ‘네가 그 친구보다는 잘 한다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성취감이 밀려들었어요. 확실히 내가 발전하는 게 눈으로 보이니 성취감, 보람 같은 것들이 남다르더라고요. 그 때 정말 연기에 재미를 느꼈어요. 생각해보면 친구 복이 많은 거네요.(웃음)


◇ 이동욱 선배님의 ‘강심장 나가는 게 꿈이었는데

제가 초반에 SBS ‘여인의 향기라는 작품에서 잠깐 등장하는 신인 아이돌 역할을 했었어요. 정식 데뷔는 아니지만 그 때가 얼굴이 제대로 찍힌 첫 드라마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때 주인공인 이동욱 선배님이 정말 많이 기억이 나요. 선배님이 어느날은 쉬는 시간에 갑자기 저를 부르시는 거예요. 그리고는 제게 ‘나는 신인 때 누군가가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씀하시면서 현장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셨어요. 끝에는 ‘나중에 꼭 잘 돼서 같이 하면 좋겠다고 말씀까지 하고요.

저는 그 날이 드라마 첫 촬영인데 주인공 선배님이 저를 따로 부르셔서 이런 얘기를 해주시니.(웃음) 정말 감동이었죠. 그날부터 제 꿈은 꼭 잘 돼서 이동욱 선배님이 진행하셨던 ‘강심장에 나가 ‘선배님, 사실 그 때 그랬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였어요. 아쉽게 ‘강심장이 끝났지만 꼭 다른 프로그램에 나가서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정말 감사했다고요.

그렇게 보면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얼마 전 SBS ‘떴다 패밀리에 잠시 등장했는데요. 촬영을 위해 현장을 갔는데 스태프 분들 중 한 분이 ‘미생 촬영 스태프였던 거예요. 정말 어찌나 반갑던지. 보자마자 ‘형!이라고 소리쳐 버렸어요. 정말 의지도 많이 되더라고요. 촬영하고 ‘저 어땠어요?라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현장을 경험할수록 인연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껴요.


◇ 연기 평생 할 거니까, 초조함은 긍정으로 ‘극복!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요? 저는 디테일에 좀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연기를 할 때 그 안에 빠져들어서 하면 자연스러운 디테일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정우성 선배님이 역할에 빠져서 저절로 나오는 디테일을 선보이는 스타일이세요. 제 롤모델이시기도 하고요. 연기 시작하면서부터 한결 같은 ‘정우성 바라기였어요.(웃음) 연기하시는 걸 보면 항상 멋있는데, 굉장히 섬세해요. 디테일이 워낙 살아있는 연기를 하시기 때문에 정말 닮고 싶어요. 특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는 그 디테일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죠. 정말 넋 놓고 몇 번을 돌려 봤는지 몰라요.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제게 가장 좋은 연기란 배우가 그 역할에 얼마나 빠져들었냐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캐릭터가 작품 속 이전에 어떻게 살았고, 왜 이렇게 됐을까 많이 상상해요. 상상만으론 부족할 때에는 제 경험담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미지를 끌어오고요. 그 캐릭터의 과거까지 생각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작품 바깥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게 진짜 재밌어요. 저만의 소설을 쓰는 느낌? 그런 게 연기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이런 연기의 매력을 십분 경험한 일이 있어요. 어느 날은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었어요.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였는데 그날 연기 연습을 가야 했거든요. 더 이상한 건, 연습을 하는데 뭔가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고 개운한 거예요. 그래서 그냥 혼자 남아 몇 시간이고 이어서 연습했어요. 연습할 때의 그 몰입감이나 촬영하고 나서의 성취감, 이런 것들이 정말 연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제게는 연기가 ‘힐링이에요.

제가 22살에 연기를 시작했어요. 몇몇 분은 ‘조금 늦게 시작한 거 아니냐고 걱정을 하시기도 해요. 이른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건 아니죠. 하지만 늦게 시작했다고 초조한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정말 제가 좋아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 저는 이 직업 평생 할 건데, 초조할 필요가 없죠. 저는 연기 평생 할 거예요. 제게는 ‘힐링이자 유일한 꿈이거든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MBN APP 다운로드